지난달 11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코르파칸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모습. 호르무즈=AP/뉴시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출신인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은 19일(현지 시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허가를 포함한 통행권을 결정할 것”이라며 “곧 이를 법으로 명문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지지 위원장은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환경과 해양 안전, 국가 안보를 포함하는 헌법 제110조에 기초한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며 “군이 이 법을 집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양도할 수 없는 우리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적에 맞서기 위한 우리의 자산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이란 내 강경파로 꼽히는 아지지 위원장은 이란 고위층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등의 통행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미국과의 종전 협상 카드로 간주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영향력 행사 수단으로도 보고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웃 국가들은 반발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외교 고문인 안와르 가르가시 박사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해 “적대적 해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 다른 전략적 해상 통로에도 “위험한 선례”를 남기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지적에 아지지 위원장은 중동 전역에 있는 미군 기지와 인프라를 언급하며 “그들(이웃 국가들)이 우리 지역을 미국에 팔아넘긴 해적”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미국을 “세계 최대의 해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우리 지역의 안보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해왔다”고 했다.
아지지 위원장은 이란 내 강경파인 IRGC와 온건파가 갈등을 빚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선 “국가 안보 문제에 있어서 온건하거나 강경한 접근 방식은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이란이 호르무즈 ‘일시 개방’을 선언한 지 하루 만인 18일 ‘재봉쇄’로 급선회한 것이 지도부의 ‘내부 분열’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IRGC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발표에 불만을 품고 이를 뒤집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며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대해 아지지 위원장은 비웃으며 “진실을 왜곡하는 사람에게 별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협박에 맞서서 우리의 권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란 정부는 국민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아지지 위원장은 언제 차단 조치가 해제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으면서 “적이 이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안전과 보안이 확보되면 금지 조치를 해제할 것”이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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