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무시” 컨테이너선 등에 사격
선박 일부 손상…인명 피해는 없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벌크선과 유조선들이 18일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다. AP뉴시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잇따라 선박을 공격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 협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오전 호르무즈 해협에서 컨테이너선을 향해 사격을 가했다. 영국 해상무역작전센터(UKMTO)는 해당 공격으로 선박이 일부 손상을 입었지만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같은 해협에서 또 다른 선박이 추가로 공격을 받았으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번째 공격의 주체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란이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이란 측은 이번 공격과 관련해 “이란군의 경고를 무시한 선박에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한 정당한 조치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사태는 미국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선박을 나포하고, 인도양에서 이란 관련 유조선에 강제 승선한 이후 발생한 것으로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역내 적의 잔존 자산에 상상을 뛰어넘는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연장을 선언한 직후 벌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재개를 위해 이란이 ‘통일된 제안’을 마련할 시간을 주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면서, 이란은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추진 중인 2차 평화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란 측은 아직 협상 참여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로, 최근 충돌로 해상 물류 불안이 커지며 국제 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는 30% 이상 상승한 상태다.
앞서 양측은 이달 중순 이슬라마바드에서 1차 협상을 진행했지만, 핵 개발 문제와 역내 영향력, 호르무즈 해협 통제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합의 없이 종료됐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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