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이란, IAEA 사찰단 접근 허용”…동결자금 용도는 이견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22일 20시 56분


스위스서 이란과 1차 회담 마치고 회견
“이란과 협력 메커니즘, 두 가지에 초점
호르무즈 기뢰 제거와 레바논 휴전 감시
동결자산 해제되면 美농산물 구입해야”

JD 밴스 미 부통령이 22일 스위스 루체른 인근 오브브뤼겐의 리조트에서 이란과 고위급 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그는 이란과의 평화회담이 2월 말 시작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성공적 최종 협상을 위한 좋은 토대”를 만들었다며, 미 행정부가 미국산 대두, 옥수수, 밀 구매를 위해 이란 자산의 동결을 해제하는 데 동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26.06.22. 오브뷔르겐(스위스)=AP/뉴시스
JD 밴스 미 부통령이 22일 스위스 루체른 인근 오브브뤼겐의 리조트에서 이란과 고위급 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그는 이란과의 평화회담이 2월 말 시작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성공적 최종 협상을 위한 좋은 토대”를 만들었다며, 미 행정부가 미국산 대두, 옥수수, 밀 구매를 위해 이란 자산의 동결을 해제하는 데 동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26.06.22. 오브뷔르겐(스위스)=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이행 등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21일(현지 시간) 개최한 첫 번째 회담이 약 18시간 만인 22일 새벽 종료됐다.

중재국 자격으로 이번 회담에 참여한 파키스탄과 카타르가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회담 참여국들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포함한 MOU 이행을 관리, 감독할 ‘고위급 위원회(High Level Committee)’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레바논 사태의 해결을 위한 ‘분쟁완화 기구(de-confliction cell)’도 구성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 제재 해제, 이란 핵 능력 억제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도 상당해 향후 협상 과정에서의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 대표단을 이끈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2일 현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동결 중인 이란 자산을 해제한다면 그 돈은 이란 국민을 위해 미국산 콩, 옥수수, 밀을 구매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에 유리한 MOU를 체결했다는 미국 내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단의 접근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 핵, 동결 자금 등 입장 차 여전

카타르와 파키스탄의 공동 성명에 따르면 고위급 위원회의 수석 협상 대표들은 △이란 핵 능력 억제 △미국의 경제 제재 해제 △MOU의 효과적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감시 및 분쟁해결 그룹 △기타 관련 사안을 담당하는 실무 그룹들을 이끌기로 했다. 또 60일 이내 최종 합의 도출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기술 협상을 즉시 개시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기 위해 당사국 간 직접적인 연락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또 MOU에 규정된 레바논 내 군사작전 종료가 준수될 수 있도록 중재국의 지원하에 레바논이 참여하는 충돌 방지 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이 22일 스위스 루체른 인근 오브브뤼겐의 리조트에서 이란과 고위급 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그는 이란과의 평화회담이 2월 말 시작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성공적 최종 협상을 위한 좋은 토대”를 만들었다며, 미 행정부가 미국산 대두, 옥수수, 밀 구매를 위해 이란 자산의 동결을 해제하는 데 동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26.06.22. 오브뷔르겐(스위스)=AP/뉴시스
JD 밴스 미 부통령이 22일 스위스 루체른 인근 오브브뤼겐의 리조트에서 이란과 고위급 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그는 이란과의 평화회담이 2월 말 시작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성공적 최종 협상을 위한 좋은 토대”를 만들었다며, 미 행정부가 미국산 대두, 옥수수, 밀 구매를 위해 이란 자산의 동결을 해제하는 데 동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26.06.22. 오브뷔르겐(스위스)=AP/뉴시스
밴스 부통령도 “미국과 이란이 지속적인 평화 협정을 위한 1차 협상의 일환으로 ‘협력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첫 번째 메커니즘은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 조율, 두 번째 메커니즘은 레바논 휴전 감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IAEA 핵 사찰단의 접근을 허용한 이란의 조치가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종식시키는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란은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핵 시설 공격 이후 IAEA 사찰단의 접근을 금했다.

다만 양측의 이견도 여전하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원유 및 석유화학 제품 수출 제한이 해제되고, 동결된 자산 일부가 해제됐고, 이란을 위한 대규모 재건 및 개발 계획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밴스 부통령은 동결 자산이 미국산 농산물을 구입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에 대해서도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의제에는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이란 측이 내놓은 다소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명확히 하는 작업과, 해협이 완전히 개방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충돌 방지’ 체계를 구축하는 문제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선박 통항과 관련한 메커니즘을 마련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밝혀 온도 차를 드러냈다.

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국 측 관계자는 “핵 합의의 모든 요소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 측은 핵 관련 세부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 트럼프 ‘위협 발언’으로 협상 초 냉각

이날 회담 초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이란 대표단이 잠시 협상장을 떠났다가 복귀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이 밤사이 이란 당국자들과 통화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닫으면 당신들 나라는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이 이날 앞서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두곤 “말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린 이란을 접수할 것”이라고도 했다.

밴스 부통령은 22일 이란 협상단의 퇴장 위협을 인정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모욕적인 발언’에 대응한 것은 옳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과 영구적인 평화를 이룰 수 없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많은 선택지가 있다”며 공격 재개 가능성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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