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파격 의전…푸틴에 레드카펫 깔아주고 전용 방탄차 태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6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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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회담 후 폭스뉴스 인터뷰
트럼프, 젤렌스키에 “내 조언은 합의하라는 것”
향후 우크라이나에 휴전 조건 수용 촉구할 듯
對러 제재 “2~3주 후 생각할 수도”
외신 “푸틴 제재 피해… 사실상 승리”

앵커리지=AP/뉴시스
앵커리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알래스카에서 ‘노딜’로 끝난 미·러 정상회담 후 폭스뉴스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이날 이루지 못한 합의를 매듭짓는 것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사실상 휴전 합의 수용을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러 정상이 논의한 휴전 조건에) 동의해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합의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가 종전 조치를 하지 않으면 러시아뿐 아니라 교역 상대국에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일어난 일(미·러 정상회담) 때문에, 나는 지금 그것(2차 관세)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2∼3주 정도 후에 그것에 대해 생각해야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것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 푸틴 대통령이 참여하는 3자 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 합의를 이룰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앵커리지=AP/뉴시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 이득을 봤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그 자체만으로 먼저 점수를 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의 규탄을 받고 주요 국제외교 무대에서 배제됐다.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군사기지에서 만나 얘기하고 있다. 2025.08.16.앵커리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군사기지에서 만나 얘기하고 있다. 2025.08.16.앵커리지=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장소인 알래스카주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 푸틴 대통령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았다. 전용기에서 내려 카펫을 밟고 오는 푸틴 대통령을 박수로 환영했다.

심지어 자신의 전용 방탄차에 푸틴 대통령을 태워 회담장으로 함께 이동했다. 미국과 아주 가까운 동맹의 정상에게나 제공할 법한 파격적인 의전이었다. 이런 장면에 러시아 언론이 흥분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 헤더 콘리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 회담이 러시아를 미국과 같은 지위로 올려놨는데 그건 푸틴이 갈망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은 “푸틴은 자신이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트럼프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실질적인 양보를 하지 않은 채 미국의 제재 칼날로부터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1기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CNN에 “트럼프가 지지는 않았지만, 푸틴이 확실히 이겼다. 트럼프는 더 많은 만남 외에는 얻은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은 (미국의) 제재를 피했다. 그는 휴전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푸틴#회담#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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