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겨냥해 전쟁 발발 뒤 최대 규모의 공습을 단행했다. 특히 러시아는 이번 공격에 비행 중 궤적을 크게 바꿀 수 있어 요격이 어려운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산업·에너지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사라토프 지역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단행했다.
13일 BBC,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부터 이닐가지 우크라이나 남부 여러 지역의 에너지 산업 기반 시설을 집중 공격했다. 이로 인해 남부 거점 도시인 오데사를 중심으로 100만 가구의 전력 난방 상수도 공급이 중단됐다. 이번 공격은 전쟁 발발 후 오데사를 겨냥한 최대 규모의 공습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정상적인 삶을 파괴할 목적으로 전쟁을 계속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이번 공습으로 오데사주 초르노모르스크항에 정박한 튀르키예 민간 해운업체의 선박 3척이 파손됐다고 올렉시 쿨레바 우크라이나 재건 담당 부총리가 밝혔다. 이 선박은 튀르키예 카라수와 우크라이나 오데사를 오가며 과일, 채소 등 식품을 운반했다. 우크라이나도 드론 450여 대, 미사일 30여 발을 동원해 공습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사라토프 지역의 아파트 건물 한 채가 손상되고, 2명이 사망됐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가 밝혔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중재를 담당해 온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는 14일 독일 베를린에서 볼로디미르 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다른 유럽 정상들을 만나 종전 협상안을 재차 논의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를 위한 회의’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며 “평화 협상에 실질적 진전이 있을 때만 공식 대표를 보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영토 포기 등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평가받는 28개 종전안을 제시했고,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20개 항의 역제안을 보낸 상태다. 미국 대표단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2일 만나 이 같은 역제안을 논의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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