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한국에서 처음 G20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서울은 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 전 세계에 진보와 기회라는 놀라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 오늘날 세계인의 머릿속에 각인된 서울의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전 세계를 가득 채우는 음악과 영화,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인위적으로 설계하기 어려운 ‘문화적 자신감’은 이제 강력한 소프트파워로 자리 잡았다. 2010년의 한국이 기술 강국이었다면, 오늘날 한국의 가장 강력한 수출품은 다름 아닌 ‘한국’ 그 자체다.
2010년 서울 정상회의는 비서구 지역 최초의 개최로서 세계 리더십 지형의 변화를 알렸다. 한국이 다시 G20을 개최하는 오는 2028년에는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한국은 최근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새로운 관점과 의제로 이끌어낸 정상회의의 성과를 자연스럽게 이어갈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8년 개최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밝힌 것은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현재 세계는 지정학적 균열, 기후변화 비용 등 여러 위기가 교차하는 복합적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빈곤 퇴치 기구인 ‘ONE 캠페인’은 결의에 찬 낙관주의와 진보적 실용주의로 이 위기를 현명하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한국이 걸어온 발자취는 개발이 무엇을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한 모범 사례다. 한국전쟁의 잿더미에서 세계 11위 경제 대국이자 기술 선도국으로 나아간 여정은 사람, 인프라, 교육에 대한 꾸준한 투자의 결과였다. 특히 2010년 한국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며 원조를 ‘받던’ 수원국에서 ‘주는’ 공여국으로 전환을 완수한 역사상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이 특별한 이력은 국제 협력에 대한 투자가 왜 지속되어야 하는지를 증명하는 살아 있는 증거다.
이 논거는 수많은 나라가 개발 공약에서 발을 빼고 있는 바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빈곤층의 보건, 교육, 번영에 투자하는 것은 단순한 시혜가 아닌 모두의 미래를 위한 ‘전략’이다. 최근 G20 의장국들의 흐름도 매우 중요하다. 남아공은 구조적 금융 불평등 문제를 공론화했고, 영국 또한 2027년 의장국으로서 이를 다자개발은행(MDB) 개혁 등 구체적인 서약으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G20 출범 20주년을 맞는 오는 2028년, 한국의 의장국 수임은 세계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합의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이 패러다임의 최종 목표는 원조를 무기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나라가 한국처럼 ‘수원국’에서 ‘협력국’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적극적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데 있다.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면 개발의 흐름은 결국 인류의 가능성을 향해 나아간다는 사실을 한국만큼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는 나라는 없다. 한국은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성취를 논할 도덕적 권위와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2028년 서울은 위기 시대에 그 위대한 서사를 다시 펼치기에 더없이 합당한 무대가 될 것이다.
에이드리언 러벳(Adrian Lovett) ONE 캠페인 영국·중동·아시아태평양 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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