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엘라 공격해 현직 대통령 생포…‘트럼프식 해결법’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3일 16시 02분


3일 새벽 美, 수도 카라카스 등 지상 공격
트럼프 “마두로와 부인 체포, 국외로 이송”
도시 곳곳에 화염, 연기, 항공기 굉음 포착
주민들 “땅 흔들리고 바람이 온 몸 휘감아”
14년간 이어진 마두로 철권통치 막 내려

출처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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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3일(현지 시간) 새벽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군은 베네수엘라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을 체포해 베네수엘라 밖으로 이송했다”고도 했다. 단순한 군사 공격을 넘어 ‘체포 작전’이 펼쳐진 것이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베네수엘라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 작전(decapitation strike)’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과 체포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까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최소 7차례의 폭발음이 들렸고 곳곳에서 화염과 연기가 목격됐다. 저공 비행하는 항공기 소리에 놀란 시민들은 밖으로 뛰쳐나왔다. 미국 CBS방송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내부의 군사 시설을 포함한 여러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이번 공격은 베네수엘라 영토에 대한 미국의 첫 지상 공격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출처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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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터져나온 폭발음 뒤 베네수엘라 수도 곳곳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AP=뉴스1
새벽에 터져나온 폭발음 뒤 베네수엘라 수도 곳곳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AP=뉴스1
CNN, AP통신, 로이터통신, CBS,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여러차례 폭발음이 들렸다. CNN은 첫 폭발음이 오전 1시 50분경 들렸다고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후 오전 2시경까지 카라카스에 최소 7차례의 폭발음과 저공 비행하는 항공기 소리가 났다.

새벽 폭발음에 도로에서 대피하는 베네수엘라 시민들. AP=뉴스1
새벽 폭발음에 도로에서 대피하는 베네수엘라 시민들. AP=뉴스1
폭발음과 동시에 도시 곳곳에서는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는 모습이 목격됐다. CNN 현지 특파원은 “한 번은 폭발음이 너무 강해서 창문이 흔들릴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도시 곳곳에서는 정전이 발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카라카스 곳곳에서 뛰쳐나온 시민들은 “땅이 온통 흔들렸다. 정말 끔찍하다. 멀리서 폭발음과 비행기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생일 파티 후 귀가하던 한 20대 여성은 “바람이 온몸을 휘감는 것 같았다”고 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기습 공격은 치밀하게 준비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CBS방송은 익명의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상 공격을 며칠 전 승인했다”며 “크리스마스 당일에 임무를 수행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나이지리아 이슬람국가(IS) 목표물을 겨냥한 미군의 공습이 우선시됐다”고 보도했다.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서 확인한 미국 국적 항공기가 베네수엘라 영공을 통과하거나 운항하고 있지 않는 모습. 플라이트레이더24 캡처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서 확인한 미국 국적 항공기가 베네수엘라 영공을 통과하거나 운항하고 있지 않는 모습. 플라이트레이더24 캡처
미국의 공습 준비는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06시(세계표준시·UTC)부터 미국 국적 항공기의 베네수엘라 영공 통과 및 운항을 금지했다. 공습 전후 플라이트레이더24 관제 화면상 베네수엘라 상공에는 민간 항공기가 한 대도 떠 있지 않다. 해당 구역이 군사 작전 구역으로 전환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상 작전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마약 밀매 조직에 대해 새로운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육상 공격이 ‘곧(Soon)’ 시작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올해 10월 베네수엘라에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와 마약을 단속하기 위해 미 중앙정보국(CIA)의 베네수엘라 내부 활동을 승인한 바 있다.

새벽 폭발음에 도로에서 대피하는 베네수엘라 시민들. AP=뉴스1
새벽 폭발음에 도로에서 대피하는 베네수엘라 시민들. AP=뉴스1
CIA는 지난주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이 이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 접안 지역에 드론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이 지난해 9월 선박 공격을 시작한 이후 베네수엘라 영토에서 이루어진 첫 번째 직접적인 작전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감행한 미국의 선박 공격은 총 35건이다. 사망자 수는 최소 115명이라고 AP는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부터 베네수엘라를 통치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마약 카르텔을 이끌며 마약 밀매와 각종 테러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과 테러 혐의로 기소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퇴진을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사전 녹화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올해 8월부터 카리브해에 대규모 군사 배치를 시작했고,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를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에 접근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새벽 폭발음에 도로에서 대피하는 베네수엘라 시민들. AP=뉴스1
새벽 폭발음에 도로에서 대피하는 베네수엘라 시민들. AP=뉴스1
뉴욕타임스(NYT)는 “폭발 발생 직후 마두로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감행했고 미국의 군사적 침략을 거부한다고 밝혔다”며 “그는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와 미란다, 아라과, 라과이라주에서 발생한 미국의 군사적 공격을 규탄했다”고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저항했지만 결국 미군에 의해 체포돼 국외로 이송됐다.

한편 베네수엘라 중부 아라과주에는 베네수엘라 공군 전력의 핵심인 ‘엘 리베르타도르(El Libertador)’ 공군 기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신은 이 지역에 미국의 공습이 집중됐다고 전하고 있는데, 베네수엘라 공군 본부가 있는 전략 요충지로 평가받는 지역이다.

#베네수엘라#카라카스#폭발음#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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