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전 졸전 대가…홍명보호, ‘사흘 희망고문’ 끝 32강 좌절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28일 10시 34분


25일(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과 남아공의 경기. 생각에 잠긴 홍명보 감독의 모습. 2026.6.25 과달루페=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25일(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과 남아공의 경기. 생각에 잠긴 홍명보 감독의 모습. 2026.6.25 과달루페=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홍명보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가능성 경우의 수가 완전히 사라졌다. 역대급 ‘꿀조’로 평가됐던 조 편성에서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한국시간)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을 꺾으면서 32강 탈락이 최종 확정됐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2위 24개 팀과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이날 K조 최종 3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3-1로 꺾고 1승 1무 1패(승점 4)로 K조 3위에 오르며 조 3위간 경쟁에서 한국을 앞질렀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요안 위사(20)가 27일(현지 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K조 최종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 후반 추가 시간 2-1 상황에서 쐐기 골을 넣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위사는 멀티 골을 넣으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고, 이에 따라 한국의 32강 진출 경우의 수도 사라졌다. 2026.06.28 애틀랜타=AP 뉴시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요안 위사(20)가 27일(현지 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K조 최종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 후반 추가 시간 2-1 상황에서 쐐기 골을 넣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위사는 멀티 골을 넣으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고, 이에 따라 한국의 32강 진출 경우의 수도 사라졌다. 2026.06.28 애틀랜타=AP 뉴시스
A조에서 체코를 꺾었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잇따라 패하며 1승 2패(승점 3)로 조 3위에 머문 한국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승리로 조 3위 간 경쟁에서 8위 안에 들 수 있는 확률이 완전히 사라지며 32강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고 있었다. L조에서 가나가 크로아티아를 꺾고, K조에서 우즈베키스탄이 콩고민주공화국을 제압하거나 최소 무승부를 거두는 결과가 나온다면 한국의 32강 진출 가능성이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가 가나를 2-1로 꺾으면서 경우의 수 하나가 먼저 사라졌고, 이어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을 3-1로 제압하면서 남아 있던 마지막 희망마저 완전히 무너졌다.

한국은 조별리그 두 경기를 치른 시점까지도 32강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졌다. 축구 통계업체 옵타는 지난 25일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을 87.6%로 전망했고,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도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을 94%로 내다봤다.

하지만 조별리그 최약체로 평가받던 남아공에 0-1로 충격패를 당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날 한국은 주장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으나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전반 내내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후반 들어 손흥민이 투입됐으나 경기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뒤쪽에 수비 숫자를 그대로 두는 등 상황에 따른 벤치의 대응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남아공 전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한 기자가 “오늘 경기는 졸전 그 자체였던 것 같다”며 “선수들 몸이 전체적으로 상당히 무거워 보였는데 혹시 경기 전에 집단 식중독 같은 불가항력적 요인이 있었던 것인가. 그런 게 아니면 쉽게 납득하기 힘든 경기력이었다”고 묻기까지 했다.

한국은 이날 무승부만 거뒀어도 32강 진출이 가능했지만, 패배하면서 다른 조 경기 결과를 초조하게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남은 9개 조의 경우의 수는 한국을 향해 웃어주지 않았다. 독일이 에콰도르에 역전패를 당했고, 일본은 스웨덴과 비겼으며, 이집트도 이란과 무승부에 그치는 등 한국이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이어졌다. 9가지 주요 경우의 수 가운데 한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른 것은 H조에서 스페인이 우루과이를 꺾은 결과뿐이었다.

이에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도 빠르게 하락했다. 옵타 기준 87.6%였던 확률은 26일 53.24%, 27일 32.9%로 떨어졌고, 크로아티아가 가나를 꺾은 뒤에는 24.11%까지 낮아졌다. 결국 콩고민주공화국의 승리와 함께 진출 확률은 0%가 됐다.

한국은 대회 이전 호기롭게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토너먼트 무대조차 밟지 못하는 수모를 맛보게 됐다.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돼 조별리그 통과 문턱이 낮아졌음에도 32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충격은 더욱 크다.

선임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제기됐던 홍명보 감독 역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12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은 이번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문턱조차 넘지 못하며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홍명보#월드컵#32강#탈락#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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