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해외 원조 전담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를 폐쇄하면 중국의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이 그 자리를 메우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배럿 코넬대 응용경제정책학 교수는 전날 발표한 자료를 통해 “USAID의 폐쇄는 세계적인 재앙이며 유일한 수혜자는 중국과 러시아”라고 밝혔다. 배럿 교수는 이어 “중국은 해외에서 중요한 자원에 대한 접근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동맹을 구축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대일로는 해외 인프라 건설 투자를 확대를 통해 중국의 경제·군사·영토를 확장하는 사업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다. 2023년 기준 약 150국이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고, 중국과 일대일로 참여국 사이의 무역 규모는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 전체 무역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싱가포르 싱크탱크인 ‘유소프 이삭 동남아시아연구원(ISEAS)의 자얀트 메논 수석 연구원는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면 다른 국가들이 그 공백을 메울 것이며, 중국이 그중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도 지난달 29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방글라데시가 가장 먼저 중국에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이미 방글라데시에 원조와 차관을 제공하고 있고, 미국이 자신들의 역할을 포기할 경우 중국이 더 많은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글라데시 외에도 인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이 이미 일대일로에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일대일로에 참여한 개발도상국들이 실제 경제 발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중국에 막대한 빚을 지게 되는 ‘부채의 덫’에 빠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일대일로 수혜국을 빚더미에 빠뜨리거나, 지역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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