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흑인 역사의 달’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한 달을 맞았다. 워싱턴=AP 뉴시스
20일(현지 시간) 취임 한 달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전보다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취임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50%를 웃돌았던 것과 달리 부정 평가가 소폭 우세해 여론의 변화가 감지된다.
이날 미국 CNN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0%대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과 여론조사기관 SSRS가 13~17일 미국 성인 1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 범위 ±3.1%)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7%, 부정 평가는 52%였다. 13~18일 WP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성인 26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 범위 ±2.1%포인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5%로 부정 평가(53%)보다 낮았다.
이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당시 지지율보다는 높은 수치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1기 중 가장 높았던 지지율은 2017년 3월과 2020년 5월의 45%였다. 그러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달 16일 발표된 CNN 조사에서 지지율이 55%에 달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DOGE) 수장. 워싱턴=AP 뉴시스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정부 개편 과정에서 권한을 과도하게 행사했다는 우려가 지목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를 필두로 연방 정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CNN과 WP 조사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57%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았다.
특히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억만장자 머스크가 연방 정부 개편을 주도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감지됐다. WP 조사에서 응답자의 34%만이 머스크의 정부 내 역할을 지지한다고 답했고, CNN 조사에선 응답자 54%가 머스크에게 정부 내 주요 역할을 맡긴 것이 트럼프에게 불리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경제난 해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CNN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2%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필품 가격 인하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공화당 유권자로 한정해도 47%가 같은 견해를 보였다. WP 조사에선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가 미국 물가를 더욱 상승시킬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69%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극복 수단으로 관세를 강조하는 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에 대해선 찬성 여론이 더 크게 나타났다. WP 조사에선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의 체포·추방 등 트럼프 2기 이민 정책 집행에 응답자 50%가 찬성해 반대(48%)보다 소폭 많았다. CNN 조사에서도 이민 정책이 ‘지나치다’는 부정적인 응답은 45%에 그쳤고, ‘적절하다’(39%)와 ‘아직 충분하지 않다’(15%) 등 긍정적인 평가는 모두 5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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