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서 연막탄-최루탄 ‘펑’… 난장판 세르비아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6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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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세르비아 야당 의원들이 수도 베오그라드에 있는 의사당 내에서 연막탄과 최루탄을 터뜨리면서 일부 의원이 중상을 입는 소동이 벌어졌다. 의원 세 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한 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을 입은 의원 중에는 임신 8개월인 여성 의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 영국 가디언, BBC 등에 따르면 4일(현지 시각) 야당 의원들은 의사당에서 연막탄과 최루탄을 터뜨리고 달걀을 던졌다. 다른 의원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경비원과 몸싸움을 벌였다. 의사당이 연기로 가득 차자 일부는 “세르비아가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일어서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쳤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부터 넉 달째 이어지는 반부패 시위에 따른 정치적 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야당은 이날 여당이 새 정부 구성을 미룬 채로 법안 처리를 강행한다고 반발했다. 세르비아 의회는 올 1월 집권당 밀로스 부세비치 총리의 사임 발표 뒤 새 정부 구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부세비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15명의 사망자를 낸 노비사드 기차역 지붕 붕괴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기차역 지붕 붕괴 사고는 정부 주도로 이뤄진 보수 공사 뒤에 발생했다. 부실 공사의 원인으로는 정부의 부정부패, 직무태만 등이 지목됐는데,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르비아의 정치적 위기도 지난해 기차역 사고에서 시작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참사가 12년간 장기 집권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불씨가 돼 의사당 내에서 연막탄과 최루탄이 터지는 사건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부치치 대통령은 2014년 총리직에 오른 뒤 2017년과 2022년 연이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부치치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에 대해 대학생들이 외국 정보기관의 돈을 받고 폭력으로 체제 전복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기 총선 실시와 사임 요구를 모두 거부하고 있다. 의사당 내에서 연막탄과 최루탄이 터진 사건에 대해서도 “책임과 형법이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르비아 의회 의장도 야당을 비난했다. 아나 브르나비치 의장은 “이것은 정치적 테러리즘”이라며 “그들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전복하고 선거 없이 나라를 장악하기를 원한다. 그들은 민주주의의 핵심을 무효화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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