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이란 차바하르 항구에 도착한 중국 함정에서 손들고 있는 중국 해군. AP·뉴시스
중국, 러시아, 이란 해군이 10일(현지시간)부터 이란 인근 해역에서 합동 훈련을 진행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반미 성향이 강한 세 나라가 합동 훈련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이란의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안보벨트 2025’로 명명된 이번 훈련에서는 해상 표적 타격 및 통제, 합동 수색 등이 진행된다. 중국 국방부는 “참여국 군대 간의 군사적 상호 신뢰와 실용적 협력을 심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3국의 합동 훈련은 2019년 이후 이번이 5번째다.
훈련이 진행되는 이란의 차바하르 항구는 이란 호르무즈해협에서 인도양으로 향하는 관문으로 중동 내 대표적 전략적 요충지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에너지 운송에 중요한 전략적 통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훈련은 올해 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반서방 국가들이 연대한 첫 번째 대규모 해상 합동 훈련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협상에서 러시아의 손을 들어주는 대신 중국에 대해서는 강경한 관세 부과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에 대해서도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아래 이란 국적 유조선을 해상에서 정지시키고 검사하는 계획을 고려 중이라고 최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은 이번 훈련을 통해 러시아와 이란 등 미국과 적대적인 국가들과의 협력 관계를 재과시하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국 합동 훈련에 대해 9일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 모두보다 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올해 국방 예산을 지난해와 같은 7.2% 증액하며 지속적인 군사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9일 우첸(吴谦) 국방부 대변인은 양회(兩會)를 계기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증액된) 자금은 주로 새로운 전투 능력을 갖춘 새로운 영역의 군대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찰 및 조기 경보 시스템, 합동 타격 능력, 전장 지원 및 통합 물류 지원 개선에도 집중하겠다고도 했다.
우 대변인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대만 독립세력이 아우성칠수록 목에 걸린 밧줄은 더 조여지고 머리 위에 매달린 칼은 더 날카로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몇 가지 미국산 무기로 ‘대만 독립’이 멸망이라는 운명을 바꿀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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