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오후(현지 시간) “대부분 국가에 대해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뉴욕 증시가 폭등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16% 급등해 2001년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52% 오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상승을 나타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이날 하루 만에 2962.86포인트(7.87%) 상승해 지수 탄생 역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날의 기록적 뉴욕증시 수직상승은 오후 1시 18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그는 “75개국 이상이 보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협상에 나섰다”며 “이에 근거해 90일간 상호관세 유예(PAUSE)를 승인하고 이 기간 상호관세를 10%로 대폭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라며 “이는 중국이 세계 시장에 보여준 경멸에 근거한 것”이라고 적었다.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에 상호관세 적용이 약 석달 간 유예되면서 시장은 뜨겁게 환호했다. 뉴욕 증시가 마감되는 오후 4시까지 약 2시간 40여분 동안 주요 지수와 빅테크 등 주요 주식 주가가 초고속 상승세를 보였다.
상호관세 발표 후 공급망 타격에 대한 우려가 집중되며 4거래일 동안 23%가 날아간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5.33% 치솟은 198.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18.72% 급등했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2.69% 상승해 주요 대형 기술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10.13%, 구글 모회사 알파벳(9.88%)과 아마존(11.98%),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14.76%)도 10%를 넘나드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90일 유예가 시장 반응을 우려한 것이 아니라 계획한 것이라는 식으로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는 처음부터 그의 전략이었고 시장반응을 우려한 게 아니다”라며 “시장은 관세 계획이 최대치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대통령의 의도는 처음부터 이랬다”고 말했다.
한편, 미중간 경제 대치는 계속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세계무역기구(WTO)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양국 간 상품 교역이 최대 80%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이는 전 세계 경제 전망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으로 갈등 완화를 위한 전 세계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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