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정기검진 받는 대통령이 몰랐을 수 없어”
밴스 “국민이 정확한 정보 얻지 못한 건 큰 문제”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사진. 바이든 전 대통령은 고양이를 안고 있는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여러분들처럼 저와 질도 상처 받아 어려울 때 가장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사랑과 지지로 응원해줘서 감사하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18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전립선암 발병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그가 언제부터 건강 이상을 알았는지를 두고 미국 정치권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대통령의 건강은 주치의에 의해 면밀히 관리된다는 점에서 진작 발병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재선에 도전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는것.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도 치매설 등 인지 능력 논란에 시달린 바 있다. 최근 이에 대한 비화를 폭로하는 책 출간과 음성 파일 공개까지 이어지면서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을 향한 비판 여론도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 하루 만에 “쾌유 기원”서 은폐 논란으로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전립선암 진단 발표는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진실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전날 바이든 전 대통령 측은 그가 10단계의 심각성 지표 가운데 9단계에 해당할 정도로 공격적인 형태의 전립선 암에 걸렸고, 암세포가 뼈까지 전이됐다고 밝혔는데 이런 상태에 이르기까지 몰랐을 수 있냐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노스웨스턴 헬스 네트워크 암 프로그램 의료 책임자인 크리스 조지 박사를 인용해 “전직 대통령은 매년 아주 철저한 건강 검진을 받았을 텐데 지난 1년간 정상적인 (혈액 검사) 결과를 받았다는 게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뉴욕대 랭곤 헬스의 비뇨기과 의사인 허버트 레퍼 박사 역시 “현대 사회에서 이렇게 (뼈까지 전이된) 늦은 단계에 암을 발견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전날 바이든 전 대통령의 쾌유를 빌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하루 만에 공세 모드로 돌아섰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매우 슬프다”면서도 “(그의 발병이) 대중에게 오래 전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위험한 단계에 이르려면 수년은 걸린다”며 인지 능력 논란을 포함해 전 행정부가 대통령 건강에 대한 진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J D 밴스 부통령 역시 “미국 국민들이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한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가세했다.
● 책부터 음성 파일까지 ‘치매 은폐설’도 재점화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암 진단은 대선 기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그의 인지 능력 저하에 대한 은폐 논란까지 재점화 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그의 재임 중 ‘치매 정황’을 집중 조명한 책이 출간되는가 하면 과거의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육성이 담긴 음성 파일까지 공개돼 의구심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제이크 태퍼 CNN 기자와 미 정치매체 악시오스의 알렉스 톰슨 기자가 공동 출간한 책 ‘원죄(부제: 바이든 대통령의 몰락, 은폐, 그리고 그의 재출마라는 재앙적 선택)’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쇠퇴 증거’ 중 하나로 그가 지난해 6월 행사장에서 절친한 배우인 조지 클루니를 알아보지 못한 상황을 폭로했다.
또 최근 WSJ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아들의 사망 시기와 자신의 부통령 재직 시기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당혹스러워하는 음성 녹음 파일을 확보해 공개하기도 했다. WSJ는 사설을 통해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정신적 쇠퇴를 은폐한 것은 현대 정치의 최대 스캔들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유권자들이 분명히 알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는 백악관 주치의의 신뢰성에 대한 질문까지 제기됐다. 캐럴라인 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는 정말 훌륭하며 대통령의 최근 건강 검진 결과는 완벽했다”며 “그의 건강 상태는 매우 좋다. 의사들을 신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바이든 전 대통령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암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여러분 중 많은 이와 같이 질(아내)과 나도 상처받은 곳에서 가장 강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랑과 지지로 우리를 일으켜 세워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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