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호들 ‘美영주권 골드카드’ 시큰둥…최대고객 예상 빗나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3일 15시 28분


코멘트

미국내 반중 정서, 트럼프 모호성 고려해 신중

AP뉴시스
AP뉴시스
500만 달러(약 72억5000만 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이른바 ‘골드 카드’가 중국 부호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분석했다.

23일 SCM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드카드를 꺼내든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발표 초반 흥미를 느끼던 중국 부유층들의 반응이 현재는 미지근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인 부자들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도 세금 문제나 범죄 피해 등의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이민자에 대한 적대감 등 불확실성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앞서 중국인들의 골드카드 수요는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은 중국인들의 해외 이주시 가장 인기가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EB-5 비자 신청자 가운데 약 70%가 중국인이었다. EB-5 비자는 미국에 80만~105만 달러(약 11억3400만 원~14억8800만 원) 이상을 투자하고 미국 근로자 10명을 고용한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또 중국 부유층들에게 시행 초기 500만 달러는 대체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 SCMP는 중국 광저우 출신 부동산 개발업자 캔디스 멍의 발언을 인용해 “다른 나라의 비슷한 제도로 비자를 받는 비용이 훨씬 더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중국인 부자들에게 골드카드가 흥미를 끌지 못한 것은 새로운 정책의 불확실성이 큰 원인으로 꼽혔다.

비영리 연구 기관인 이민 연구 센터의 수석 법률 연구원인 조지 피시먼은 “이민 및 국적법에 따라 골드 카드 프로그램을 제정하려면 의회가 적절한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서명해 법으로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도적 불확실성은 중국인 부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됐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이민 상담 업체인 웰트렌드의 잭 징 총괄매니저는 “일부 고객들이 골드 카드에 대해 문의했지만, 골드카드 정책에 대한 모호성을 알게 된 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아이비리그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자녀를 둔 경우에는 확실한 수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대부분의 의대는 미국 시민과 영주권자만 지원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 미국 내 치안 불안, 높은 세금 등도 원인으로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드카드 소지자는 “미국 외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약속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팬데믹 기간 동안 아시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과 폭력 증가 등 요소들도 고려됐다. 이로 인해 중국 부호들은 미국이 아닌 캐나다, 싱가포르, 일본 등으로 이주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매체는 전했다.
#골드카드#중국 부유층#반응#미 영주권#트럼프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