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에 도달한 느낌”… 조수미, 佛 ‘최고 문화예술훈장’ 수훈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6일 2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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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조수미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오페라 코미크 극장(Opéra Comique)에서 한국계 플뢰르 펠르렝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에게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최고 등급인 코망되르(Commandeur)를 수여받고 있다. 2025.5.26 뉴스1
“지금까지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오늘 ‘정점’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소프라노 조수미(63·사진)가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오페라 코믹’에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의 최고 등급인 ‘코망되르’를 받고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코망되르는 세계적인 예술가들도 받기 힘든데 (내가 받다니) 놀랍다. 한국인의 문화와 예술을 인정받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코망되르를 받은 한국인은 2011년 지휘자 정명훈에 이어 그가 두번째다.

1957년 제정된 문화예술공로훈장은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 탁월한 창작 활동을 펼치거나 프랑스 문화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인물이 받는다. 코망되르, 오피시에, 슈발리에 등 세 등위로 나뉜다.

이날 시상자는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장관. 펠르랭 전 장관은 “1980년대만 해도 동양인이 서양 오페라 세계에 진출하는 건 전례 없을 정도로 드문 일이었다”며 “당신은 장벽을 깨고, 편견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이 따를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축하했다.

조수미는 수훈식 전 기자 간담회에서 “1986년 유럽에서 처음 데뷔하며 여러 무대에 섰는데 프랑스 오페라에선 내가 (동양인으로서는) 거의 처음이었다. 프랑스가 많은 기회를 줬다”고 했다. 이어 “어떤 언어를 쓰든 어떤 종교를 갖든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이라면 기회를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성악 후배들을 양성하고 이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계획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고성(古城) ‘라페르테앵보’성에서 시작한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를 내년에도 개최할 뜻을 밝혔다. 다음달 19~25일에는 한국에서 이 대회의 지난해 수상자들과 공연하기로 했다.

조수미는 “나는 ‘콩쿠르 키드’”라며 “이탈리아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때 콩쿠르에서 1등을 해서 받은 상금으로 2, 3년을 살았다”고 밝혔다. 젊은 시절의 자신과 마찬가지로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유학생에게는 콩쿠르가 꼭 필요할 것이라며 자신의 이름을 건 콩쿠르를 계속할 뜻을 비쳤다. 그는 국제 무대 데뷔 40주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는 내년에도 국내외에서 활발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조수미#코망되르#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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