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용사 찰스 랭글 전 美의원 별세…향년 94세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5월 27일 0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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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11월 30일 이후 나쁜 날은 없었다”
코리아 코커스 창립 멤버

[워싱턴=AP/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
한국전쟁 참전용사이자 미국 정치권의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 찰스 랭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26일(현지 시간) 미국의 현충일(Memorial Day)에 별세했다. 향년 94세.

AP통신에 따르면 랭글 전 의원의 가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가 뉴욕의 한 병원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랭글 전 의원은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미 육군 제2보병사단 소속으로 참전해 낙동강 방어선 전투, 군우리 전투 등 주요 전투에 참가했다. 그는 이 공로로 퍼플하트 훈장과 브론즈스타 메달(청동성 훈장)을 수훈했다.

정계 진출 이후에도 그는 한반도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1971년부터 2017년까지 46년간 연방 하원의원으로 재직하며,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 참전용사 권익 향상을 위한 입법 활동을 적극 펼쳤다.

특히 그는 미 의회 내 대표적인 지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생전에 꼭 보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랭글 전 의원은 군 복무 당시를 회상하며 “1950년 11월 30일, 중공군의 기습 공격으로 내 동료들이 쓰러졌지만 나는 살아남았다”며 “그 이후로 단 하루도 나쁜 날이 없었다(And I haven’t had a bad day since)”고 말하곤 했다. 이 문장은 그의 자서전 제목으로도 사용됐다.

랭글 전 의원은 미국 내 대표적인 흑인 정치인 중 한 명으로, 의회 내 흑인 의원 모임인 ‘블랙 코커스’의 창립 회원이기도 하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하원 세입세출위원장을 역임하며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2010년 세금 신고 누락 등 윤리 규정 위반으로 의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미국 정치사에서 흑인 정치 리더십의 상징이자, 대표적인 지한파 인물로 평가받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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