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두 달 된 새끼 곰을 위해 곰 탈을 쓴 채 정성을 다하는 동물보호사들의 사연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들은 아기곰이 야생성을 잃지 않도록 실제 곰처럼 행동하며 돌봄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동물보호협회 산하 라모나 야생동물센터 직원들은 털옷과 곰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아기곰과 함께 지내고 있다. 곰 울음소리를 흉내 내고, 곁에서 어미 곰처럼 행동하는 것도 모두 아기곰이 사람에게 익숙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이다.
SNS 갈무리 @San Diego Humane Society 센터는 “야생동물이 사람을 지나치게 신뢰하게 되면 생존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이런 방식이 아기곰의 독립적인 야생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아기곰은 지난달 12일, 로스 파드리스 국유림에서 야영객들에게 처음 발견됐다. 당시 몸무게는 고작 1.4kg에 불과했으며, 두 손바닥에 들어올 만큼 작고 탈수 상태였다. 어미 곰의 흔적은 끝내 찾지 못했고, 구조된 이후 라모나 센터에서 보호받게 됐다.
센터는 이 곰을 격리된 공간에서 보호하고 있다. 곰처럼 분장한 보호사들이 하루 네 차례 먹이를 주며, 사람의 모습을 노출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덕분에 아기곰은 빠르게 회복 중이다. 현재 체중은 5.5kg을 넘겼고, 정글짐을 오르내리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SNS 갈무리 @San Diego Humane Society 아기곰은 한 곰 인형을 어미처럼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낯선 소리에 놀랄 때면 인형 품으로 달려가 안기며 안정감을 찾는다. 보호사들은 실제로 야생과 유사한 공간을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센터 관계자는 “어린 곰이 어미 없이 발견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며, “앞으로 최대 1년간 보호한 뒤, 체력과 생존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자연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곰 복장을 한 보호사들은 “이 일은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더운 날씨에도 털옷을 입고 땀을 흘려야 하지만, 아기곰에게 진짜 어미처럼 느껴지기 위해선 그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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