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체코 수교 35주년 기념 ‘하벨 벤치’ 서울 양재천에 개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7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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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서초구 양재천 근린공원에 설치된 ‘바츨라프 하벨 벤치’. 서초구청 제공
한국과 체코의 수교 35주년을 맞아 ‘바츨라프 하벨 벤치’가 한국에 처음으로 설치됐다.

주한체코대사관은 26일 서울 서초구 양재천 근린공원에서 바츨라프 하벨 벤치 개장식이 열렸다고 밝혔다. 이 벤치는 주한체코대사관과 서초구청이 공동 주최하고 현대자동차가 후원한 설치미술 프로젝트다.

바츨라프 하벨 벤치는 체코의 전 대통령 바츨라프 하벨을 기리기 위해 2013년 미국 워싱턴에 처음 설치됐다. 하벨 전 대통령은 체코슬로바키아의 마지막 대통령이자 체코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체코 민주화의 아버지’로 불린다. 1989년 벨벳 혁명의 주역으로 공산 정권의 평화 퇴진을 이끌었다. 1948년부터 40여 년간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였던 체코슬로바키아는 1992년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됐다. 하벨 전 대통령은 이듬해 초대 체코 대통령에 취임해 민주주의 체제로의 이행을 주도했다.

바츨라프 하벨 벤치에 “진실과 사랑은 거짓과 증오를 이긴다”는 문구가 한국어와 체코어로 새겨진 모습. 서초구청 제공
벤치는 대화를 통해 하벨 전 대통령의 철학을 되새기겠다는 의미를 지닌다. 중앙에 나무가 자라고 있는 원형 탁자와 두 개의 의자로 구성돼 있다. 원형 탁자에는 하벨 전 대통령이 생전 강조한 메시지 “진실과 사랑은 거짓과 증오를 이긴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의자는 마주보도록 배치됐는데 이는 대화를 통한 화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벤치는 현재 한국을 포함한 21개국에 설치돼 있다. 이번에 설치된 벤치는 체코에서 제작했고, 원형 탁자 중앙에 들어가는 나무로는 충북 단양군에서 기증받은 복자기나무를 식재했다.

26일 바츨라프 하벨 벤치에서 손을 맞잡은 이반 얀차렉 주한국 체코대사(오른쪽)와 전성수 서초구청장. 서초구청 제공
이날 개장식에서 이반 얀차렉 주한국 체코대사는 “체코 국민에게 바츨라프 하벨은 자유와 대화, 그리고 도덕적 용기의 상징”이라며 “서울 시민들이 이곳에서 서로 연결되고, 하벨이 지켜온 가치들로부터 영감을 얻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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