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3개월 만에 퇴사?…日 신입사원의 초고속 이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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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5월 28일 1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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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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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입사 후 몇 달 만에 회사를 그만두는 신입사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흐름 뒤에는 ‘타이파(タイパ·Time Performance)’를 중시하는 새로운 가치관이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타이파를 중시하는 젊은 신입사원들이 현재 다니는 회사를 빠르게 그만두는 새로운 조기 이직 형태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이파’는 일본식 신조어로, ‘가성비’를 뜻하는 ‘코스파(Cost Performance)’에서 비용(Cost) 대신 시간(Time)을 넣은 표현이다. 시간 대비 효율, 즉 시간을 얼마나 잘 쓰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개념이다. 한국어로는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로도 번역된다. 최근 일본 젊은 세대는 영화도 1.5배속 요약 영상으로 소비하고, 무엇이든 빠르게 끝내는 습관을 일상에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취업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일본의 채용·인재육성 기업 연구를 인용해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도 충분히 경력을 쌓을 수 있음에도,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불안감에 조기 이직을 결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래와 비교해 뒤처지는 건 아닌지 초조함을 느끼고, 막연하게 더 나은 환경이 있을 거란 생각에 퇴사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대졸 입사자의 3년 내 이직률은 34.9%였다. ‘리크루트 취직미래 연구소’의 ‘취업백서 2025’에 따르면, ‘직장을 안이하게 결정했다’고 답한 신입사원은 약 40%에 달했고, ‘자신에게 중요한 직장의 기준을 몰랐다’는 응답은 65.8%로 나타났다. 일본 매체는 “4월 입사가 일반적인 일본에서 3개월 만에 퇴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빠른 퇴사를 가능하게 하는 배경에는 구직 시장의 변화도 있다. 일본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청년층 고용 수요가 많다. 올봄 대졸자 취업률은 98%에 달했으며, 이직을 통해 임금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도 퍼져 있다.

닛케이 조사에 따르면, 중도 채용을 실시하는 일본 기업의 비중은 올해 46.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 대기업은 대졸 일괄 공채를 폐지하고, 연중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는 등 직무 중심 채용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직자의 경력이 지나치게 짧을 경우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헤드헌터 업체 ‘엔재팬’은 “최근 기업들로부터 ‘전 직장에서 1년 미만 근무한 사람은 소개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 자주 들어온다”고 밝혔다.

엔재팬이 중도 채용을 진행했던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3%가 “1년 미만 근속자는 걱정된다”고 답했다. 이들은 “짧은 근무 이력은 이직 사유와 무관하게 장기적 활약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을 만든다”고 전했다.

엔재팬은 “이직을 고려하더라도 최소 3년은 현장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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