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공개한 사진.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이 러시아 공군기지에서 비행기를 타격하는 장면이 담겼다. AP 뉴시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을 하루 앞둔 1일(현지 시간)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를 무인기(드론)로 기습 공격했다. 이번 작전으로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전쟁 개전 이래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최대 약 4300㎞가량 떨어진 러시아 시베리아의 공군 기지까지 공격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사전에 드론이 담긴 목재식 창고를 러시아로 밀반입해두는 등 치밀함을 보여줬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작전에 대해 ‘우크라이나판 트로이 목마’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과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 5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5곳 중 3곳에 대한 공격은 격퇴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SBU는 이번 공격으로 A-50, Tu-95, Tu-22M 등 러시아 전략폭격기 41대를 파괴했으며, 피해 규모는 70억 달러(약 9조6400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공격에 성공한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州)의 벨라야 공군기지는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4300㎞가량 떨어진 곳으로, 우크라이나가 현재까지 러시아 본토에 가한 드론 공격 중에서 최장거리 공격에 해당한다.
러시아 공군기지 인근 고속도로에서 출격하는 우크라이나군 FPV 드론. X(트위터) 캡처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 작전명은 ‘거미줄(Spider Web)’이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직 우크라이나의 힘으로 이루어낸 성과”라며 “계획 수립부터 성공적인 실행까지 1년 6개월 9일이 걸렸다”고 밝혔다. 작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SBU로부터 직접 보고받고 지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 또한 이번 작전에 대해 전혀 알고 있지 않았다.
사진 출처 우크라이나 보안국 페이스북이번 작전에는 총 117대의 드론이 사용됐다. SBU는 트럭에 목재식 창고 구조물을 싣고, 그 안에 드론을 숨겨 러시아 내부로 드론을 밀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SBU 소식통은 “적절한 시점에 원격 조종을 통해 (창고) 지붕을 열었고, 드론이 날아가 러시아 전략폭격기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심어둔 트로이 목마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 출처 우크라이나 보안국 페이스북로이터통신은 이번 공격에 대해 “전쟁 중 가장 큰 피해를 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자 모스크바에 상당한 타격을 주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이번에 사용한 드론은 한 대에 수백 달러에 불과하지만, 파괴된 러시아의 전략폭격기는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영국 스카이뉴스 등은 이번 공격을 ‘우크라이나판 진주만 공습’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차 협상을 진행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에 협상 로드맵으로 30일 간의 무조건적인 휴전, 2014년 2월 이후 러시아 점령 영토 불인정,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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