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호주, GDP의 3.5%까지 국방비 늘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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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그세스, 샹그릴라 대화서 요구
나토 이어 印太 동맹국도 압박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동맹인 호주에 “가능한 한 빨리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1일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30일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호주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했다. 호주는 약 100억 호주달러(약 8조8800억 원)를 투입해 현재 GDP의 2.02% 수준인 국방비를 2034년까지 GDP의 2.33% 수준으로 늘릴 계획인데, 헤그세스 장관의 요구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인 것.

말스 장관은 회담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헤그세스 장관의 구체적인 요구액을 밝히지 않은 채 “미국의 입장은 이해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일 “우리 국방 정책은 우리가 결정할 것”이라고 했고, 2일 기자회견에서도 “정부는 우리 국방에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결정하고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 ABC방송은 국방비를 GDP의 3.5%로 높이는 데 필요한 예산이 연간 약 400억 호주달러로 “1년 치 전국 노인 요양비 지출과 비슷한 규모”라고 분석했다.

헤그세스 장관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이어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에도 본격적으로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달 31일 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도 “나토 회원국들은 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달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 회원국에 “2032년까지 국방비 및 관련 인프라 구축에 GDP의 5%씩을 지출하는 방안에 합의하자”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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