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美 ICC판사 제재에 “법치 부정 철회하라”…네타냐후는 “감사”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7일 05시 28분


코멘트

유엔 인권수장 “판사 공격 심각한 우려”
EU 수장 “ICC 압력 없는 자유 보장해야”
‘체포 대상’ 네타냐후는 “트럼프에 감사”

[헤이그=AP/뉴시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 모습.
[헤이그=AP/뉴시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 모습.
국제사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판사 제재를 규탄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반면 ICC의 수사 대상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에 감사를 전했다.

BBC,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6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판사에 대한 공격은 미국이 오랫동안 지켜온 가치인 법치주의와 법 앞의 평등에 대한 존중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신속한 재고와 철회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ICC는 세계에서 가장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ICC는 압력 없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ICC는 국제 정의의 초석”이라며 “ICC 독립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보탰다.

프랑스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프랑스는 이 결정의 표적이 된 판사들과 연대를 표명하고, ICC와 그 직원들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한다”며 미국에 제재 철회를 촉구했다.

슬로베니아 외무부는 나아가 유럽 기업이 EU가 불법으로 간주하는 미국의 제재를 준수하지 않을 수 있게 하는 예외 조항을 적용할 것을 주장했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5일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라 우간다, 페루, 베냉, 슬로베니아 국적의 ICC 판사 4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들 판사는 ICC 재판관으로서 미국과 우리의 긴밀한 동맹국 이스라엘을 겨냥한 불법적이고 근거 없는 수사에 적극 관여해왔다”며 “ICC는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으며, 미국과 동맹국 국민을 임의로 조사·기소·처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허위 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제재 대상이 된 ICC 판사 4명은 모두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혐의와 관련된 수사 및 재판 과정에 관여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내 군사 작전에 대한 수사를 승인하거나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관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참여한 판사도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제재 조치를 환영하고 나섰다. 그는 “ICC의 정치화된 판사들에게 제재를 가한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에게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은 이스라엘의 권리를 위해 정당하게 싸웠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자국이 ICC의 설립 근거인 ‘로마규정’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워 ICC의 관할권과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