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생일날 두쪽난 미국]
캘리포니아 주방위군과 합동작전
軍 “연방건물 보호 임무 등 수행”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가 벌어진 로스앤젤레스에 해병대 병력을 13일(현지 시간) 투입했다. 군 당국은 로스앤젤레스 내 연방건물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불법 체류자 단속에 항의하는 로스앤젤레스 시위 현장에 해병대가 투입돼 이미 파견된 캘리포니아 주방위군과 합동 작전을 시작했다. 해병대를 지휘하는 ‘태스크포스 51’ 사령관 스콧 셔먼 미 육군 소장은 “해병대가 로스앤젤레스 윌셔 연방청사 등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군 병력은 법 집행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해병대가 윌셔 연방건물 앞에서 한 남성을 붙잡은 뒤 국토안보부(DHS) 요원에게 인계하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는 로스앤젤레스 시위 발생 후 군인의 첫 민간인 체포 사례로 전해졌다.
앞서 6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대대적으로 로스앤젤레스에서 불법 이주자 단속에 나서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됐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시위를 ‘반란’으로 규정하고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을 투입한 뒤 해병대까지 동원했다.
미국에서 시위 현장에 군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이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직접 투입한 것은 약 60년 만이다. 1965년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은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앨라배마주에 주방위군 파견을 지시했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분간 로스앤젤레스에 군 병력을 계속 배치할 방침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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