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순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탈환한 쿠르스크주 수드자 지역의 폐허가 된 거리를 정찰하고 있다. AP 뉴시스
영국 국방정보국(DI)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사상자 수가 6000명이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15일 추산했다.
영국 국방부가 이날 X에 게시한 보고서에서 DI는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전투 작전을 벌인 북한군의 사상자가 6000명 이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는 “쿠르스크에 배치된 약 1만1000명의 북한군 병력의 절반이 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3월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약 1만1000명 중 약 4000명이 죽거나 다쳤고, 북한이 올해 1~2월에도 약 3000명 이상을 추가 파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군이 큰 피해를 본 이유에 대해 DI는 “매우 소모적인 대규모 도보(徒步) 돌격이 주된 원인이 된 게 거의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DI는 어떤 사안이 사실일 확률이 80∼90%일 때 ‘가능성이 매우 높다’, 95∼100%일 때 ‘거의 확실하다’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해당 보고서에는 이달 4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북한 방문에 대한 평가도 담겼다. 쇼이구 서기는 3월 평양을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고, 이달 4일 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쿠르스크 지역 복구 전망과 양국 간 전략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DI는 그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에 대한 북한의 지원과 관련해 핵심 교섭담당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이밖에 DI는 “현재까지 북한의 작전은 쿠르스크에 국한됐다”며 “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로 간주되는 지역에 파병하는 모든 결정은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 승인이 모두 필요할 게 거의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서남부 접경지인 쿠르스크에서 지상전을 개시했고, 러시아는 북한군의 도움을 받아 이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작전에 나섰다. 러시아는 4월 북한군 파병을 공식 인정한 데 이어 지난달 “쿠르스크를 완전히 해방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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