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3폭격대대 소속 B-2 폭격기가 ‘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GBU-57을 투하하는 훈련 장면. 미 공군이 2017년 10월 공개한 영상이다.화이트먼 공군기지 홍보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캐나다에서 조기 귀국을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것에 대응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추측만이 무성한 상태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협상을 위한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틀렸다”며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내가 휴전 협상을 위해 워싱턴으로 돌아갔다고 말했지만 틀렸다”며 “그는 전혀 모르겠지만, 휴전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휴전보다 훨씬 더 큰 문제”라며 “계속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는 대로 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이스라엘에 이란 지하 핵시설 파괴하기 위한 초대형 ‘벙커버스터’(지하 콘크리트 구조물을 뚫고 들어가 터지는 폭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양국의 충돌을 해결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무산되거나 이란이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을 거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미국에 초대형 벙커버스터인 GBU-57 지원을 요청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란의 산악 지역 포르도 지하 깊숙이 건설된 핵시설을 지상 작전 없이 파괴하려면 미국의 GBU-57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폭탄은 최대 60m의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갈 수 있어 지하 은둔소 및 핵시설을 파괴하는 데 최상의 무기로 알려져 있다.
GBU-57의 무게는 13.6t에 달한다. 따라서 미군이 운용하는 B-2 스텔스 폭격기 외에는 투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대의 B-2 스텔스 폭격기가 투입돼 연속으로 벙커버스터를 투하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미군은 연습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벙커버스터 지원 계획을 승인할 경우, 미군이 운용하는 B-2 스텔스 폭격기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전쟁 직접 참여 논란은 거세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미국 바깥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미군을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강조해왔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도 불가피하다. 이란은 미군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원할 경우 미국에 직접 보복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은 11일 “미국의 모든 역내 기지가 우리의 사정거리 내에 있다”며 분쟁 발생 시 미국의 역내 기지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중동에 항공모함을 추가로 배치하고 다수의 공중 급유기를 전개하는 등 이미 이란과의 무력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 항공모함 니미츠호는 베트남 입항 계획을 취소하고 동남아시아를 떠나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이날 X에 “중동 지역에 추가 전력 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중동 주둔 미군은 방어 태세를 유지 중이며 미국의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