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며 걸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의 핵 시설 세 곳을 성공적으로 타격했으며 임무를 수행한 항공기들은 이란 영공을 벗어나 귀환 중“이라고 밝혔다. 2025.06.22 모리스타운=AP/뉴시스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시설 공습 결정을 놓고 야당은 물론 지지세력 사이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미 민주당은 물론 미국의 대외 개입에 부정적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일각에서도 “위헌적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공화당)은 이날 X에 “이란에서의 군사 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말은 진심이라는 점을 우리 적들과 동맹들에게 분명히 상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두둔했다. 민주당에서도 친(親) 이스라엘 정치인으로 꼽히는 존 페터만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이 유일하게 “대통령이 옳은 행동을 했다”며 이례적으로 지지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대통령의 권한 남용 가능성을 제기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하킴 제프리스 미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는 나라를 잘못 이끌었고, 군사력 사용에 대한 의회 승인을 요청하는데 실패했다. 미국이 중동에서 처참해질 가능성이 있는 전쟁에 휘말리게 할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공습이 미 국민들의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국민과 의회에 명확한 답을 해야 한다”며 “(이번 공습이) 비이성적 위협이고 전략적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존 튠 공화당 원내대표에게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을 상정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법은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전쟁 선포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민주당 내 강경 진보 성향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은 “(트럼프 대통령은) 충동적으로 우리를 여러 세대에 걸쳐 덫에 빠뜨릴 수 있는 전쟁 발발 위험을 감수했다”며 “이는 절대적이고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직격했다.
트럼프 핵심 지지세력인 마가 진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하며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해외 분쟁에 미군을 보내지 않겠다고 한 대선 공약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 전략가로 일한 스티브 배넌은 자신의 팟캐스트를 통해 “미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이 일에 개입하길 원치 않는다”며 “왜 우리가 이 힘겨운 일을 도맡고, 선택의 여지가 있는 전쟁에 전투 병력을 투입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친(親) 트럼프 성향 보수매체인 브레이브바트의 매튜 보일 워싱턴 지국장도 “트럼프는 마가 지지층에게 많은 설명을 해야 한다”며 “그들을 다시 설득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