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작품. 그림 속 남성의 부츠 부처에 구멍이 생겼다. (뉴시스)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던 남성이 300년 된 초상화를 훼손하는 사건이 이탈리아에서 일어났다.
23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서 한 남성이 사진을 찍으려다 작품을 훼손했다며 감시카메라에 포착된 장면을 공개했다.
300년 된 메디치 가문 초상화 훼손
감시카메라 영상. (출처= X(구 트위터) 갈무리)
문제의 관람객은 초상화 속 인물의 포즈를 따라 하다 난간에 걸려 넘어졌다. 그 충격으로 작품 하단 오른쪽 부츠 근처에 구멍이 생겼다.
박물관 직원들은 즉시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다. 박물관은 훼손된 작품을 철수하고, 복원을 위해 7월 2일까지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훼손된 작품은 ‘페르디난도 데 메디치 토스카나 대공의 초상화’로, ‘피렌체와 유럽: 18세기의 예술’ 기획전으로 공개됐다.
박물관장은 성명을 내고 “SNS용 셀카를 찍기 위해 미술관에 오는 관광객이 많아졌다”며 “이러한 행위를 제한하는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객 작품 훼손 반복…“보호 장치 미흡” 지적
크리스털 의자에 앉는 남성. (출처= 인스타그램 갈무리 @palazzomaffeiveron)
이탈리아에 있는 미술관에서 관람객이 사진을 찍다 작품을 훼손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2일, 베로나의 팔라초 마페이 박물관에서도 관람객이 크리스털 의자 작품 위에서 앉는 시늉을 하며 사진을 찍다 실제로 기대면서 의자 다리가 부러졌다.
훼손된 작품은 이탈리아 현대미술가 니콜라 볼라(Nicola Bolla)의 작품이었다.
일각에서는 박물관들의 작품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피치 미술관의 한 근로자는 “이전에도 한 관람객이 그림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낮은 발판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박물관 측에 우려를 제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우피치 미술관 노조 대표 실비아 바를라키는 “관람객들은 바닥이 아닌 그림을 본다. 그곳의 발판은 어둡고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김영호 인턴기자·인하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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