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중 피로 느껴 홀로 휴식하다 참변
구조를 기다리다 숨진 줄리아나 마린스. 줄리아나 마린스 인스타그램
인도네시아 활화산을 등반하던 중 절벽 아래로 추락한 브라질 여성 관광객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악천후로 구조작업이 지연되면서 골든타임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시아피 인도네시아 국가 수색 및 구조국 국장은 브라질 국적의 조난객 줄리아나 마린스(26)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 린자니 화산 오르다 피로 호소…혼자 휴식 중 추락
마린스는 지난 21일 아침 다른 외국인 관광객 5명, 가이드 1명과 인도네시아 롬복섬에 있는 린자니 산에 올랐다. 정상으로 향하던 도중 피로를 느낀 마린스에게 가이드는 휴식을 권했고, 일행은 그를 남겨둔 채 등반을 계속했다.
이후 마린스는 휴식 중 절벽 가장자리에서 미끄러져 약 150m 아래로 추락했다.
■ 구조대, 악천후 지속되자 2차례 구조시도 모두 실패
일행들은 마린스가 추락했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후 구조요청을 했다. 구조당국은 드론을 띄웠고, 촬영 영상에서 마린스는 바위 계곡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구조작업은 악천후에 계속 막혔다.
구조당국은 6개의 구조대가 2대의 헬리콥터와 산업용 드릴 등의 장비를 지원받아 마린스를 구조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악천후가 지속되면서 2차례의 구조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인도네시아 구조대장 무하마드 하리야디는 “마린스가 부드러운 모래에 갇혀 있어, 밧줄로 끌어올리는 것도 어려웠다”고 밝혔다.
■ 결국 구조대 도착 전에 숨져…SNS 통해 전해진 가족의 애도
브라질 정부는 24일 “인도네시아 수색구조국이 악천후 등으로 4일간 작업 끝에 시신을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마린스의 가족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 구조대가 마린스가 있던 지점에 도착했다. 깊은 슬픔과 함께 그녀의 사망 소식을 전한다”며 “보내주신 모든 기도와 따뜻한 메시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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