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기든 머스크 겨냥 “美서 추방? 살펴보겠다”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일 06시 54분


코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5월 3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배석한 채 기자회견을 열고 황금 열쇠를 선물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5월 3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배석한 채 기자회견을 열고 황금 열쇠를 선물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역점 정책인 감세법안 등을 연일 강력하게 비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향해 “그(머스크)는 전기차 의무화 조치를 잃게 되어 화가 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출신으로 미국 국적자인 머스크를 남아공으로 추방할의사가 있는지 묻는 질문엔 “모르겠다“면서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를 향해 “정부효율부(DOGE)는 과거로 돌아가 일론 머스크를 잡아먹어야 하는 괴물”이라고도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 4월까지 DOGE 수장이었다. 머스크가 재정 적자 등을 이유로 자신이 추진하는 감세법안을 수위 높게 비난하자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머스크의 회사들이 받는 보조금을 DOGE가 줄여야 한다고 응수한 것이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감세법 등 중점 법안을 향해 연일 저격했다. 머스크는 전날 자신의 엑스에 “부채 한도를 역대 최대인 5조 달러나 늘리는 이 법안을 보면 우리가 일당 독재 국가에 살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바로 무책임하고 탐욕스럽게 재정을 낭비하는 돼지고기 정당(PORKY PIG PARTY)!”라고 비난했다. 해당 법안을 통과시킨 공화당을 직격한 것이다. 머스크는 ‘신당 창당’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비난하는 법안의 명칭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다. 2017년 트럼프 1기 감세법 연장이 핵심이다. 현재 법안대로면 2025∼2034년에 미국의 재정 적자가 3조3000억달러(약 4500조원) 증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내용으로는 △개인·법인세율 영구 연장 △팁·초과근무 소득 비과세 △자녀세액공제 2500달러로 확대 △주·지방세 공제 한도 4만달러로 확대 등이 포함됐다. 특히 법안에는 전기차 보조금을 삭감하고 풍력·태양광 에너지 발전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지난달 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하는 감세안을 저격하고 공방을 이어가다 ‘브로맨스’의 파국을 맞았다. 한때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으나 다시 날 섞인 언사를 주고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머스크가 운영하는 회사들이 받는 정부 보조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머스크는 역사상 그 누구보다 많은 보조금을 받았을 것”이라며 “보조금이 없다면 머스크는 아마도 가게를 닫고 남아공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크고 아름다운 법안’은 1일(현지시간) 연방 의회 상원을 극적으로 통과했다. 상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해당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찬성 50표, 반대 50표로 동수를 이뤘다. 다만, 지난 달 하원을 거쳐 상원에 넘어온 해당 법안은 심의 과정에 몇차례 조문 수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하원을 다시 통과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하원까지 통과하면 입법이 마무리되는데, 부채 증가에 반발하는 공화당 일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머스크#추방 질문#트럼프#감세법안#비판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