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부자들의 안식처 스위스, ‘초부유층 50% 상속세 폭탄’ 국민투표 부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3일 0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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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알프스 산맥. AP=뉴시스
스위스가 올해 11월 초부유층에 대한 50% 상속세 도입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유럽 내에서 가장 낮은 소득세를 부과하는 등 세계 부자들의 안식처로 여겨지는 스위스가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되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위스의 청년사회주의당(Young Socialists)은 사후 상속되는 5000만 스위스프랑(한화 860억 원 상당) 이상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초보유층’이 재산을 상속할 때 자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납부된 세금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기금 등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청년사회주의당은 이 같은 제안에 찬성하는 10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 스위스 정부와 의회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직접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투표는 올해 11월 30일 실시된다.

스위스 청년사회주의당의 ‘최고 상속세 50%’ 계획은 주변국들이 상속세를 완화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해외 주요국에서는 최근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내서 중장기적인 세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스웨덴은 2005년에 상속세를 폐지했고, 미국에서도 1361만 달러(약 190억 원)에 이르는 상속세 면세 한도액을 둬서 상속 재산을 경제활동에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상속세율도 26%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고 세율 50%를 최대 30% 안팎까지 낮추자는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스위스 내에서도 우려가 많다. 영국의 비거주자 혜택 철회와 노르웨이의 부유세 도입 등으로 최근 초부유층이 스위스로 몰려드는 상황에서 이번 발의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하면, 이들이 다시 다른 나라로 이동해 세수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스위스의 중도, 우파 정당들은 “잔혹한 50% 상속세는 가족 사업의 존립을 위협하고 높은 경제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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