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국경을 접한 중국 지린성에서 야생 백두산호랑이가 도로 한복판을 활보하는 모습이 포착돼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 베이징바오와 홍성신문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지린성 331번 국도에 야생 백두산호랑이 한 마리가 출현했다. SNS에 게시된 영상에는 다소 야윈 듯한 백두산 호랑이가 도로를 가로지르다 길가 산 쪽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담겼다.
호랑이 앞을 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치기도 했고, 마주 오던 차량 운전자가 차를 세운 채 호랑이를 촬영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이 호랑이는 최근 몇 차례 마을 인근에 나타난 바 있으며, 지난 봄에는 마을에 방목 중이던 소 20여 마리가 호랑이의 공격을 받아 죽거나 다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영상=웨이보
한 주민은 홍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체구가 작고 마른 호랑이였는데, 주민들이 기억하고 있는 그 호랑이 같다”며 “사냥 실력이 좋지 않아 사람이 사는 곳까지 내려온 것 같다”고 증언했다.
이 지역은 시베리아 호랑이 및 표범 국립공원 경계에 있으며, 최근 생태계 복원으로 백두산호랑이의 야생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기준 이 일대에 서식하는 백두산호랑이는 50마리 안팎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베리아 호랑이로도 불리는 백두산호랑이는 중국에서는 ‘둥베이후(東北虎)’로 불리며, 중국 동북 지역과 백두산 일대에 서식하고 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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