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홍수, 기상청 위험 경고 발령했으나 주민들 ‘또 경보냐’ 무감각

예보 최대 강우량 176밀리에 실제는 380밀리
순식간에 강물 수위 뛰어 돌발 홍수

휠체어를 탄 텍사스주의 그렉 애버트 주지사가 홍수 발생 하루 뒤인 5일 과달루프강 제방의 미스틱 캠프를 둘러보고 있다. AP/뉴시스

발생 50시간 후 최소한 52명이 사망하고 40명이 실종 상태인 미 텍사스주 중부의 폭우와 홍수 재해를 두고 국립 기상청의 예보 잘못을 비난하는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현지 주 및 카운티 당국의 재해 대비 태세 부족이 지적을 받고 있다.

돌발 홍수가 날 가능성이 많은 매력적 풍광의 구릉 지형에서 순식간에 이 같은 인명 피해가 나기까지 시간대 별 상황을 체크해본다.

40여 명이 사망하고 20명 가까이 실종된 케르 카운티의 많은 주민들은 날씨 예보를 듣고 보았지만 경보성 내용은 없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미 전국기상청(NWS)은 홍수 발생 몇 시간 전인 4일 한밤중에 일련의 돌발 홍수 경고 그리고 돌발 홍수 비상을 발령했다.

주민들에게 날씨에 주의할 것을 촉구하는 첫 홍수 주의보는 전국기상청 현지 지부가 3일(목) 오후 1시 18분에 처음 냈다. 예보에서 기상청은 비가 5인치~7인치(127밀리~178밀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 지부의 날씨 메시지는 위험 가능 지역의 주민들 핸드폰에 자동 경보가 포함되는데 이 경보가 날이 바뀐 독립기념일 4일의 이른 아침까지 점점 불길한 내용으로 변해갔다.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할 것과 홍수 상습 지역에서 얼른 빠져나갈 것을 촉구한 것이었다고 NWS의 예보관 제이슨 런엔은 말한다.

4일 아침 4시 03분에 기상청은 재앙적 피해와 인명의 심각한 위험 가능성을 제기한 긴급 경보를 발령했다.

국가기상청 데이터를 사용하는 민간 날씨 예보기업 어큐웨더의 수석 기상전문가 조너선 포터는 대피 철수 등 사전예방적 조치가 인명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실행되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민, 사업체, 정부 당국은 발령된 돌발홍수 경보를 바탕으로 행동을 취해야 한다, 실제의 강우량이 얼마이며 예보량이 얼마인 것을 떠나서 그렇다”고 강조했다. 실제 케르 카운티 강수량은 380밀리로 알려졌다.

현지 관리들은 수 개월 치에 해당하는 규모의 큰비가 일시에 쏟아지리라고 예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가 올 줄 알았고 강물이 높아질 줄 알았다”고 케르 카운티의 최고 선출직인 롭 켈리 판사는 말했다. “그러나 누구도 이것이 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카운티 주읍 케빌시의 달턴 라이스 읍장은 아침 일찍 강을 따라 조깅하고 있었으며 아침 4시 시점에 어떤 문제점도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시간 조금 지난 5시 20분 강물의 수위가 극적으로 높아졌으며 “우리는 공원에서 하마트면 빠져나오지 못할 뻔 했다”고 덧붙였다.

라이스 읍장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날씨 경보에 주의하지 않고 그러려니 하며 둔해진 점을 지적했다.

켈리 판사는 카운티 당국이 6,7년 전에 강변의 홍수 경고 시스템을 토네이도 경보 사이렌처럼 만드는 것을 고려했으나 경비 문제 때문에 심도 있게 논의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비용을 보고 깜짝 놀라 자빠졌다”는 것이다.

판사는 과달루프 강변의 많은 유명한 캠프들이 어떤 안전 및 대비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내가 아는 것은 홍수가 제일 먼저 캠프를 쳤으며 이것도 한 밤중에 터졌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어디에 있었는지 나는 모른다”면서 “그들이 어떤 종류의 경보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의 크리스티 놈 국토안전부 장관은 5일 비가 정확히 얼마나 올 것인지 기상당국이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커빌(미 텍사스)=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