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L PLURAL 엑스)
멕시코에서 어린 세 자매가 막내를 가운데 두고 서로 부둥켜안은 채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되면서 현지 사회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9일 엘파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 멕시코 소노라주 도시인 에르모시요 도로변에서 28세 여성 마르게리타의 시신이 발견됐다. 여성은 숨지기 전 폭행 당한 듯 얼굴이 멍과 상처로 가득했다.
다음날 이 여성의 세 딸도 7㎞ 떨어진 다른 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아이는 11세 쌍둥이였고, 다른 한 아이는 9세인 막내였다.
■ 아이들 앞에서 엄마 살해 후 총격…자매는 서로를 감싸 안았다
쌍둥이 언니들은 막내를 가운데 두고 서로 껴안은 채 총상을 입고 숨져 있었다. 아이들 모두 잠옷 차림이었고, 시신은 부패된 상태였다.
멕시코 수사당국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 마르게리타와 가까운 관계였던 마약 조직원 헤수스 안토니오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8일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의자는 네 모녀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 중 마르게리타를 먼저 총으로 살해한 뒤 도로변에 유기했다. 이후 아이들을 태운 채 다른 장소로 이동해, 차에서 내리게 한 뒤 모두 총으로 쏴 숨지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 “기자 생활 15년…이런 참극은 처음 본다”
세 아이들이 엄마의 죽음을 목격한 뒤 공포에 떨다가 서로 감싸 안은 채 생을 마감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에 멕시코 전역은 분노로 들끓었다.
피의자 머그샷(멕시코 소노라주 검찰청)
사건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는 현지 언론인은 “15년 동안 다양한 사건을 취재했지만, 이번처럼 가슴 아픈 일은 처음 봤다”고 전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즉각 반응했다. 그는 “아이들을 향한 폭력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아동 대상 범죄는 반드시 최고 수위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은 아동 폭력 사건을 전수조사해 보고할 것을 각 부처에 지시했다.
멕시코 검찰은 기자회견을 통해 “피의자에게 법정 최고 형량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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