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첫 미중 외교장관 회담 성사 주목
루비오 “러 우크라戰 지원 문제 제기할 것”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첫 대면 회담을 잡기 위해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왕 부장과의 회담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고 “현재 조율 중”이라고 답했다.
왕 부장과의 회담이 성사된다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첫 미중 외교장관 회담이 이뤄지게 된다. 현재 두 인물 모두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쿠알라룸푸르에 머물고 있다.
‘대중 강경파’ 트럼프 외교안보 사령탑과 중국 외교수장 간 첫 직접 소통
루비오 장관은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하기에 이번 회담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인물과 중국 외교수장 간의 직접적인 소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회담은 루비오 장관이 오랜 대중 강경파인 데다 중국 정부로부터 두 차례나 제재를 받은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제러미 챈 유라시아그룹 선임분석가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만약 회담이 성사된다면 중국이 루비오 개인에 대한 제재나 인권 문제 등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러한 회담은 최근 미중 관계의 안정화 추세를 강화하고 올해 말 관세와 펜타닐 및 기타 문제에 관한 실질적 합의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니 글레이저 독일 마셜 펀드 국장도 “왕이와 루비오가 만난다면 비록 ‘전략 채널’이라고 부를 수 없을지라도 양자 관계의 핵심 사안에 대한 정기적인 협의에 합의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러 지원 문제 제기”…미중 정상회담 발판 가능성
루비오 장관은 회담이 성사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지원 문제를 제기하겠다며 “중국은 명백히 러시아의 노력을 지원해 왔으며 들키지 않는 선에서 가능한 한 많이 도우려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50분간 회담한 직후 나왔다. 루비오 장관은 러시아 측에 평화를 향한 진전이 부족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과 좌절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중 외교장관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시기는 10월 말 한국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즈음으로 관측된다.
시 주석은 지난 6월 초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중국에 초청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중국 방문에 동행할 기업인들의 의사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