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악 차트 상위권에 오른 한 신예 록밴드가 실제로는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밴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멤버의 얼굴부터 노래와 가사까지 모두 AI가 만든 결과물이었다.
■ 공연도 인터뷰도 없었다…의심 키운 ‘보이지 않는 밴드’
10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4인조 그룹 ‘벨벳 선다운’(The Velvet Sundown)은 지난 6월 5일 첫 앨범 ‘Floating on Echoes’로 데뷔해 순식간에 인기를 끌었다.
1960년대 포크록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노래는 입소문을 탔고, 대표곡 ‘Dust on the Wind’는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스포티파이 ‘바이럴 50’ 차트 1위에 올랐다. 데뷔 한 달 만에 월간 청취자 수는 110만 명을 돌파하며 ‘대세 밴드’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밴드를 둘러싼 의문도 함께 커졌다. 실제 공연이나 인터뷰는 단 한 번도 없었고, SNS에 올라온 사진 속 멤버들 역시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
피부가 유난히 매끄럽거나 손가락이 붙어 있는 등, AI 이미지에서 흔히 나타나는 오류들이 눈에 띄었다. 마이크 선이 소매에 파묻히고, 기타 줄이 중간에서 끊기는 등 이상한 점은 계속 발견됐다.
■ AI라 밝혔지만…누리꾼 반응 엇갈려
SNS 갈무리 @thevelvetsundownband
결국 밴드는 지난 6일, 스스로 정체를 밝혔다. 그들은 “AI의 지원을 받아 작곡·보컬·이미지화를 진행한 합성 음악 프로젝트”라며, “이건 속임수가 아니라, 창작과 정체성, 미래 음악의 경계를 시험하는 예술적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스포티파이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경쟁 플랫폼 디저(Deezer)는 “AI 생성 음원은 허용하지 않는다”며 벨벳 선다운의 음악 제공을 중단했다.
그럼에도 해당 밴드를 향한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AI든 사람이든, 음악이 좋으면 그만”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벨벳 선다운은 오는 14일 신곡 공개를 앞두고 “우리를 진짜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너희는 진짜일까?”라는 문구로 또 한 번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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