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잃으면서도 ‘브레이크’…한국 단체관광객 살린 中 버스기사

  • 뉴스1
  • 입력 2025년 7월 11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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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계 여행하던 한국 단체 관광객 탑승 버스에서 사고
고가 도로에서 뇌출혈…강한 의지로 차 세운 뒤 쓰려져

지난달 29일 중국의 한 고속도로에서 한국인 단체 관광객과 가이드가 탄 버스를 운전하던 운전기사 샤오보가 뇌출혈로 의식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차를 멈춰 세우고 있다.(지무뉴스 갈무리)
지난달 29일 중국의 한 고속도로에서 한국인 단체 관광객과 가이드가 탄 버스를 운전하던 운전기사 샤오보가 뇌출혈로 의식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차를 멈춰 세우고 있다.(지무뉴스 갈무리)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태우고 운전하던 중국의 한 버스 기사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음에도 끝까지 차량을 안전하게 정차시켜 대형 사고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중국 지무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달 29일 한국인 관광객 11명과 가이드 1명, 운전기사 등 총 13명이 탑승한 버스가 샹시 자치주에서 장자제(장자계)로 돌아가던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차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고가도로 아래로 떨어지는 듯하더니 곧장 왼쪽으로 크게 휘청거렸다. 놀란 가이드가 운전기사인 샤오보에게 소리를 쳤으나 그가 의식을 잃으면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샤오보는 의식을 잃은 마지막 순간에 강한 의지로 시동을 끄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거는 등의 동작으로 대형 참사를 면했다.

가이드는 “처음에는 기사님이 야생 동물을 피하려는 줄 알고 ‘왜 그러시느냐’ 라고 여러 차례 소리를 질렀으나 그가 대답하지 않았고 차는 뱀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아마도 내가 외친 소리에 정신이 든 듯 브레이크를 걸고 마침내 차를 멈췄다”고 했다.

대형 참사를 피한 차량은 고속도로에 멈췄고 가이드는 경찰 등에 연락해 샤오보를 장자제시 인민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3일간의 치료 끝에 샤오보는 뇌출혈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현지 언론은 사고가 발생할뻔한 위치가 고가도로 위였기 때문에 만약 샤오보가 마지막에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퇴역 군인 출신인 샤오보는 전역 후에도 군인의 책임감으로 운전사로 일해왔다고 한다. 그의 동생은 샤오잉은 “처음에 병원에 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는 믿을 수 없었다”며 “위급한 상황에서도 책임을 다하는 군인의 기개를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관광객들은 현지 여행사를 통해 유족에게 뜻깊은 선물을 전달했다. 현지 여행사 측은 지난 7일 한국인 관광객들이 보내온 붉은 깃발을 샤오보가 몸담고 있었던 운수회사에 전달했다.

(베이징=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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