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싫어 美 떠나는 학자들…“히틀러때 獨 인재유출 연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4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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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유럽-중국 대학들 영입 경쟁
“美 과학 우위 무너지는 계기 될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학생, 교수, 과학자 모두 자신의 정치적 의제를 강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력을 느끼고 있다. 이는 미국 과학계가 수십 년간 누려온 지배적 지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

13일 뉴욕타임스(NYT)는 하버드대를 필두로 한 미국 명문대와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이 우수 인재들의 해외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학가를 급격한 진보주의의 온상으로 보고 △반(反) 유대주의 척결 △중국인 등 해외 유학생 입학 제한 △성소수자 우대 금지 등을 요구하며 재정 지원을 크게 줄이자 더 좋은 연구 여건을 찾아 인재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다는 것. NYT는 트럼프 행정부와 하버드대의 갈등이 하버드대를 넘어 미국 2600개 대학 전체에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캐나다, 유럽, 호주, 중국 등 세계 각국은 트럼프발 압박에 ‘마음이 흔들리는’ 미국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캐나다 토론대 는 최근 권위주의, 파시즘을 연구하는 예일대 종신교수 3명 등 저명 미국 학자들을 영입했다. 프랑스 아익스 마르세이유대는 “우리는 어둠 속에 빛을 제공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 반발하는 미국 연구자들을 위해 15개 자리를 제안했다. 유럽연합(EU)은 5월 총 5억 유로 규모의 과학기술 인력 유치 프로그램인 ‘과학을 위해 유럽을 선택하라(Choose Europe for Science)’를 발표했다. 호주 전략연구소(ASI)는 “지금은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인재 영입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특히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대학가 탄압으로 누구보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나라는 중국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중국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 중국어를 배우는 아프리카 청년들이 급증하는 등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한 중국의 인재 유치 전략이 더욱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 이미 중국 정부는 2008년부터 해외 고급 인재 유치 프로젝트인 ‘천인(千人) 계획’을 추진했고, 많은 서방 국가들은 기술 유출 우려를 제기해 왔다.

NYT는 “많은 과학자들이 히틀러 때 (과학자들의 엑소더스가 일어난) 독일처럼 미국이 과학적 우위에서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며 “미국은 수많은 독일 과학자들을 활용해 과학 초강대국으로 떠오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학 인재#하버드#트럼프#미국 인재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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