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러베러스 카운티 보안관실 페이스북
미국 캘리포니아의 깊은 숲에서 길을 잃은 40대 엄마와 9세 아이가 손으로 쓴 쪽지를 곳곳에 놓아둔 덕에 이틀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17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북부 캘러베러스 카운티 보안관실은 지난 12일 구조팀이 보이스카우트 캠프로 가다 실종됐던 엄마와 아들을 무사히 발견했다고 밝혔다.
■ 보이스카우트 캠프 가던 중 깊은 숲에서 실종
두 모자는 하루 전날인 11일 오후 1시 30분경 보이스카우트 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새크라멘토 지역에서 차를 몰고 떠났다가 캘리포니아 북부의 울창한 숲에서 길을 잃었다.
예정된 시간까지 캠프장에 도착하지 않고 전화도 연결되지 않자, 구조 당국은 즉시 수색에 나섰다.
캘러베러스 카운티 보안관실 페이스북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수색팀은 두 사람의 휴대전화 위치가 마지막으로 잡힌 곳까지 범위를 좁혀 나갔다.
■ 숲에서 발견한 쪽찌 따라 수색
다음 날 오후 5시 40분경 수색팀은 바닥에 돌멩이로 눌러놓은 쪽지 한 장을 발견했다.
쪽지에는 “HELP(도와주세요) 나와 내 아들이 휴대전화가 먹통인 상태로 발이 묶여 있어요. 우리는 오른쪽 길 위쪽에 있어요. (쪽지를 보면) 911에 신고해 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수색팀은 메모에 적힌 방향으로 따라가다가 두 번째 쪽지를 발견했다. 거기에는 어머니 전화번호와 아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수색팀은 그로부터 약 1.6㎞ 떨어진 울창한 숲 속에서 모자가 타고 있는 차량을 발견했다.
■ GPS 신호 끊긴 외딴 산길…음식과 비상등으로 버텨
모자는 외딴 산길로 차를 몰고 가다가 GPS신호가 끊기면서 방향을 잃어 어디서 왔는지조차 모르고 헤맨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캠프용으로 챙겨온 음식을 나눠 먹으며 차 안에서 하룻밤을 보냈고, 야간에는 차량 비상등을 켜 맹수 접근을 막으며 구조를 기다렸다.
보안관 사무실 관계자는 “아이가 국제적인 구조 신호인 호루라기를 주기적으로 세 번 짧게 불어 위치를 알렸다”고 설명했다.
구조된 엄마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무서운 경험이었다. 구조대원들의 놀라운 노력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