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미 국무 “외국 선거 정당성 논평 말라” 지침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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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우선” 외교 정책 비전 내세워
정작 트럼프는 외국 지도자 재판에 적극 개입
NYT “민주주의 확산 추구해온 미 정책 퇴보”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국무부 당국자가 외국 선거의 정당성에 대해 최대한 논평하지 말도록 지시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루비오 장관의 지시가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확산하는 미국의 정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에서 퇴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NYT는 또 루비오의 지침이 트럼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일선 외교관들이 트럼프의 의제에 반대해 훼손할 것을 우려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해외 부정 선거를 비판해온 관행을 오래도록 유지해왔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정부 시절 국무부는 니카라과 선거를 “판토마임 선거”로, 벨라루스 선거를 “부정 선거” 조지아 공화국 선거에 대해 “민주주의의 퇴보”라고 비판했었다.

루비오 장관 역시 상원의원 시절 외국 선거를 강력히 비판했었다.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를 “완전한 사기”로 규정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선거를 훔친 독재자”로 비난했었다.

그러던 루비오 장관이 지난 17일 전 세계 주재 외교 및 영사 공관에 전문을 보내 주재국의 선거에 대한 공개 논평이 “간결해야 하며 당선된 후보를 축하하고, 필요할 경우 외교 정책상의 공통 이익을 언급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선거 절차의 공정성이나 완전성, 그 정당성, 또는 해당 국가의 민주적 가치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루비오는 “투표 중 폭력이나 사기 선거”와 같은 이유로 선거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자 하는 부서나 외교 공관은 고위 부서 관계자들에게 지침을 구해야 하며, 그런 허가는 “드물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는 이번 지침의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외교 정책 비전을 인용했다.

트럼프는 외국의 정치적 자유에 대한 비판이 불필요하며 공동의 이익을 바탕으로 협력할 것을 강조해왔다.

트럼프는 이에 따라 튀르키예, 헝가리 등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들과 관계를 강화해왔다.

1기 대통령 시절 트럼프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 부정을 비판하는 참모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푸틴에게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전화를 한 적도 있다.

트럼프는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부패 재판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비난하는 등 외국의 사법 절차에는 적극 개입해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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