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중립국인 스위스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독일에 우선 배치하기로 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재개를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이 현재 보유한 패트리엇 미사일 2세트를 우크라이나에 우회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21일과 23일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들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미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는 나토 국가들이 늘면서 우선순위 조정에 나선 것.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캐나다, 핀란드 등이 이번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패트리엇 미사일을 우선 공급 받은 독일 등은 기존 보유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미사일 신규 구입 비용 등은 나토 회원국들이 부담할 거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 정상 차원의 평화협상 재개를 러시아에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50일 내 종전에 합의하지 못하면 러시아에 100%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힌 지 5일 만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5월 16일과 지난달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두 차례 휴전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C) 사무총장이 러시아에 내주 회담을 제안했다”며 “진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선 정상 차원의 만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양자 정상회담 또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3자 회담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우크라이나의 제안에 대해 러시아는 “추가 협상을 오랫동안 준비해왔고, 구체적인 날짜가 결정될 거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17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러시아 대표단은 3차 협상을 위해 이스탄불에 갈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은 거세지고 있다. 특히 19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오데사 등을 향해 대규모 미사일과 드론 공습에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X를 통해 “러시아가 최소 10개 지역에 걸쳐 드론 300대 이상과 미사일 30발 이상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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