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통신 “이르면 내주 열릴 듯”
美의 핵시설 공습 한달만에 대화
이란이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3개국과 핵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고 이란 관영매체 타스님통신과 로이터통신이 20일 전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긴장이 고조되며 핵 협상이 중단된 지 약 한 달 만에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다.
타스님은 이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독일 등과 이란이 협상을 재개한다는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협상은 외교차관급 회담으로 진행되고, 이르면 다음 주 열릴 수 있다고 한다. 아직 정확한 회담 시간이나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유럽과 이란의 핵협상 재개 움직임은 프랑스가 이란에 경고 서한을 전달한 지 사흘 만에 나온 것이다. 17일 프랑스는 핵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유예된 대규모 제재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2015년 서방은 이란과 ‘포괄적 핵 합의(JCPOA)’를 체결하면서 이란이 핵 동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유엔 제재를 복원키로 한 바 있다. 이 제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이란에 우호적인 러시아, 중국이 동의하지 않아도 실행할 수 있다.
올 4월 미국은 이란과 핵 협상을 시작해 5차 회담까지 벌였지만, 우라늄 농축 중단 여부에 대한 견해차가 커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후 6차 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나탄즈 핵시설 등을 전격 공습하면서 협상이 전면 중단됐다. 이어 미국도 지난달 22일 벙커버스터 등으로 이란 주요 핵시설을 폭격했다. 이란은 지난달 24일 미국의 휴전 요구에 응한 뒤 핵협상 재개 여부를 저울질해 왔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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