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한 남성의 집에서 방치돼 있던 반려동물 12마리가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개들의 털에는 배설물이 엉겨 붙어 있었고, 일부는 다리가 부러진 채 발견됐다. ⓒ 뉴시스
일본의 한 남성이 고독사한 집 안에서 장시간 방치됐던 반려견과 반려묘 12마리가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20일 이가유넷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원러브’는 미에현의 한 주택에서 개 8마리와 고양이 4마리를 구조했다.
■ “발 디딜 틈 없고, 악취 가득했다”
ⓒ 뉴시스
이 집의 주인은 64세의 남성으로, 혼자 살다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이송된 뒤 숨졌다.
그의 사망 이후, 아들이 뒤늦게 집을 찾으면서 동물들이 방치돼 있던 사실이 드러났다. 아들은 아버지가 동물을 키우고 있었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평소 연락이 뜸했어서 수나 상태에 대해서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장을 찾은 원러브 측은 “현관부터 배설물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바닥 전체가 똥으로 뒤덮여 있었다”며 “실내는 악취로 가득했고, 찜통 같은 열기 속에 벌레까지 날아다니고 있었다”고 밝혔다.
■ “사람을 피해 도망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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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개들 대부분은 장모종으로, 오랜 시간 털 손질을 받지 못해 온몸에 털이 엉켜 있었다. 털에 배설물이 굳어붙은 개도 있었고, 심하게 꼬인 털이 피부를 조이면서 다리가 골절된 경우도 있었다.
원러브는 “동물들은 전혀 공격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사람에게 다가와 손길을 원했다”며 “주인이 살아 있을 땐 분명히 사랑을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구출된 이후 손질을 마친 모습. ⓒ 뉴시스
원러브 측은 “고인은 지병이 악화되며 심신이 쇠약해졌고, 돌봄이 어려워졌던 상황에서도 결국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채 모든 부담을 혼자 감당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단체는 구조 후 즉시 위생 치료와 건강 검진을 진행했으며, 일부 동물은 현재 입양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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