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기자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 출장 취재진에서 제외했다.
앞서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착취범인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외설스러운 그림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고 이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해석된다.
21일(현지시간)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오는 25일부터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 일정에 동행하는 취재 기자단에서 WSJ소속 기자들을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스코틀랜드 애버딘과 턴베리를 방문할 예정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WSJ의 허위적이고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따라 그들은 이번 항공기 동행 13개 언론사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 모든 언론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취재하고 싶어 하며, 백악관은 가능한 한 많은 목소리를 포함시키기 위해 상당한 조처를 해왔다”고 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돼 맨해튼 연방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한 금융 부호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외설스러운 편지와 그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WSJ는 엡스타인에게 보냈다는 가짜 편지를 인쇄했다. 이건 내 말이 아니고, 내가 말하는 방식도 아니다. 그리고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후 이달 18일 자신에 대한 기사를 보도한 WSJ의 기자와 회사, 사주 루퍼트 머독 등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100억 달러(약 14조 원)의 손해배상을 제기했다.
한편 백악관의 이 같은 조치에 이달 초 백악관 기자협회(WHCA) 회장으로 선출된 CBS뉴스 소속 웨이자 장 기자는 성명을 통해 “백악관이 자신들이 좋아하지 않는언론사를 처벌하려는 이번 시도는 매우 우려스럽고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사에 대한 정부의 보복은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중시하는 모든 사람에게 경고 신호가 된다”며 “WHCA는 신속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행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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