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이 무역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EU산 수입품에 1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양측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하루 전 일본에 책정한 25%의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는데, 또 다른 핵심 교역국인 EU에도 ‘15%’ 적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역시 미국과 협상을 체결한다면 15% 상호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BBC는 15% 상호관세율이 ‘글로벌 하한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미국과 EU가 서로의 항공기, 주류, 의료기기 등 일부 품목별 관세도 면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 또한 25%에서 12.5%(기존 자동차에 적용되온 2.5% 관세 포함시 15%)로 낮췄다. 이에 미국이 한국에도 반도체와 자동차 등에 부과된 품목별 관세를 일부 낮춰줄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철강은 예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일본산 철강과 마찬가지로 EU산 철강에도 50%의 품목별 관세를 고수할 것이라고 점쳤다.
하지만 미국으로부터 15%의 상호관세율을 얻어내려면 상당한 양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장 개방에 동의하는 나라에만 관세를 내리고, 그렇지 않으면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그는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일부 국가에 대해선15~50% 사이의 단순한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며 관세율을 낮추려면 시장을 활짝 열라고 압박했다. EU와 협상 중인 사실도 공개하며 “관세가 매우 중요하지만, 다른 나라의 시장을 개방하는 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15% 관세가 하한선이냐’는 질문에 “작은 국가에는 (그보다 더 낮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지만, 큰 국가들은 쉽지 않다”고 했다. 미국에 많은 무역적자를 안기는 주요 교역국에 대해선 15%보다 상호관세를 더 낮춰주긴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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