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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250㎏에 달하는 초대형 금괴가 일본 시즈오카현 관광지에서 철수된다. 한때 ‘세계 최대 금괴’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던 이 금괴는 금값 급등과 도난 우려, 관리 부담 등으로 약 20년 만에 전시가 종료된다.
■ 밀레니엄 기념 주조된 금괴,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아
24일 마이니치신문과 아베마타임스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시즈오카현 이즈시의 관광지 도이킨잔(土肥金山)은 오는 31일을 끝으로 250㎏짜리 금괴 전시를 종료한다.
도이킨잔은 에도 시대 금광이 있던 자리에 조성된 테마형 관광 시설로, 해당 금괴는 대표 전시물이자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아 왔다.
이 금괴는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2000년 밀레니엄을 기념해 주조한 것으로, 처음에는 200㎏ 규모였다. 이후 대만에서 더 무거운 금괴가 제작되자 250㎏로 증량됐고, 2006년 ‘세계 최대 금괴’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금괴는 밑면 길이 45.5㎝, 너비 22.5㎝, 높이 17㎝의 사다리꼴 형태로, 웬만한 사람의 팔뚝보다 두꺼운 크기를 자랑한다. 현재 ‘세계 최대 금괴’ 기록은 2024년 두바이에서 제작된 금괴가 보유 중이다.
■ 금값 11배 상승…“매일 불안 속 근무”
전시 시작 당시 약 4억 엔(약 37억 3000만 원)이던 금괴 가격은 최근 국제 금값 상승으로 약 44억 엔(약 410억 8000 만 원)까지 치솟았다.
금값이 오르자 보험료와 인건비, 보안 설비 등 관리비용도 함께 상승했다. 도이킨잔 고쿠분 아유무 과장은 “매일 직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을지 가슴 졸이며 지냈다”며 “세상이 불안정해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전시를 더는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실제로 금괴 절도 이어져…우려 더 커져
실제로 일본에서는 금 관련 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미쓰비시UFJ은행에선 직원이 2억8000만 엔 상당의 금괴를 훔쳤고, 지난해에는 도쿄 백화점에서 1000만 엔 상당의 순금 찻잔이 도난당했다.
도이킨잔 측은 이달 말 전시 종료 후 해당 금괴를 모회사인 미쓰비시 머티리얼로 반환할 계획이며, 향후에는 복제품으로 대체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도이 광산은 실제 금을 채굴했던 유서 깊은 금광으로, 1970년대부터 관광 시설로 탈바꿈해 일반 관람객에 공개돼 왔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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