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방어선 구축 없이 휴전하면 전쟁 더 길어져”
“2024년 전쟁 새 국면…러, 군·민간인 대상 소모전으로”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을 지낸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대사. (사진=뉴시스DB) [키이우=AP/뉴시스]
우크라이나 전 총사령관을 지낸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대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2034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4일(현지 시간)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잘루즈니 대사는 전날 보도된 LB.ua 인터뷰에서 “미래 방어선을 구축하지 않고 휴전을 시도한다면 전쟁을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2014년 시작된 전쟁은 2034년이나 돼야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은 실질적으로 러·우 전쟁이 시작된 해다. 이것은 8년간 지속된 우크라이나군과 친러 분리주의 세력·러시아 간의 동부 지역 분쟁인 ‘돈바스 전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러시아는 2022년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해 현재의 전쟁이 4년째 계속되고 있다.
잘루즈니 대사는 “러우전쟁은 2024년 근본적으로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전술이 변화했다고 설명하면서 “러시아는 직접 공격을 포기하고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소모전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전선은 주로 살상 목적으로 존재한다. 2022년엔 탱크가 앞장서고 병력이 뒤따랐지만 지금은 탱크와 병력의 위치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잘루즈니 대사는 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인구 구성과 경제적 취약성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국방 전략과 (병력) 동원 방식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5월22일엔 “우크라이나는 ‘생존을 위한 첨단 기술 전쟁’을 지속할 수밖에 없으며, 승리를 위한 유일한 길은 러시아의 군사적·경제적 전쟁 수행 능력을 해제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잘루즈니 대사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당시부터 2년여간 총사령관으로 있으면서 전쟁을 진두지휘했다. 대선이 치러질 경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의 신뢰가 높은 인물이다. 보직 해임된 지난해 2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94%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불화설이 불거진 뒤 해임됐다. 당시 외신에선 그가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고 미국 및 서방 당국자들과 종전 논의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었으나, 그가 공개적으로 분열로 비칠 만한 다른 목소리를 낸 적은 없다. 오히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종전 협상과 대선 실시를 압박했을 땐 “미국이 세계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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