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프로레슬링 열풍을 몰고 온 헐크 호건(본명 테리 볼리아)이 2005년 4월 3일(현지 시간)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경기에서 트레이드마크 퍼포먼스였던 ‘티셔츠 찢기‘를 선보이며 관중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호건은 24일 심장마비로 별세했고, 이 소식을 접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추모 메시지를 올렸다. 공화당 지지자였던 호건은 지난해 미 대선 중 트럼프 대통령 지지 유세에 나섰었다.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호건은 가장 큰 심장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구호 겸 지지층을 의미)였다.”
말굽 모양의 수염, 거대한 팔 근육, 화려하고 역동적인 퍼포먼스 등으로 전세계에 프로레슬링 열풍을 몰고 왔으며 미국 대중문화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끼친 ‘대중문화의 아이콘’ 헐크 호건이 24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향년 72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인 호건은 지난해 7월 집권 공화당 전당대회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쓰인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찬조 연설자로 나섰다. 현역 시절 즐겨 했던 특유의 ‘티셔츠 찢기’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또한 호건이 당시 “전율이 흐를 정도로 (훌륭한) 연설을 했다.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트루스소셜에 애도했다.
호건은 1953년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태어났다. 당시 이름은 테리 볼리아. 1977년 프로레슬링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프로레슬링 단체를 전전하면서 인지도를 쌓던 중 1982년 영화 ‘록키3’에서 프로레슬러 역으로 출연했다. 이를 눈여겨 본 뉴욕주 기반의 프로레슬링 단체 세계프로레슬링연맹(WWF)이 그를 단체 핵심 선수 역할로 발탁하고 중용했다.
호건은 WWF에서 ‘진짜 미국인(real american)’이라는 애국자 캐릭터로 활동했다. 각국의 도전자를 때려눕히는 모습으로 범세계적 흥행을 주도했고 여러 영화와 광고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호건 이전의 프로레슬링 팬층은 그리 두텁지 않았는데 그가 링 위에서 각종 극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어린이를 비롯한 각국의 가족 시청자를 매료시킨 것이 주효했다.
호건은 2012년 은퇴까지 총 6번의 세계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WWF 후신) 헤비급 챔피언을 지냈다. WWF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WWE는 호건 별세 소식을 알리면서 “호건 덕분에 WWE가 미국을 넘어 세계적인 예능 스포츠로 등극했다”고 애도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유명 배우 브룩 실즈, 할리우드 배우 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등도 애도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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