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사비 적힌 종이 내밀며 기습…파월 “잘못된 자료” 응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5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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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준 본부 보수 현장 방문
“공사비 6억달러 더 들어” 트집잡기
파월, 고개 저으며 “4년전 것 포함” 반박
“금리인하 압박 노린 시위성 방문” 비판 나와

안전모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4일(현지 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본부 청사 개보수 현장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관련 비용에 관한 문서를 건네며 자신이 원하는 기준금리 인하에 미온적인 파월 의장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5억 달러(약 3조4500억 원)의 공사 비용이 31억 달러(약 4조3000억 원)로 늘었다고 지적하자 파월 의장은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업자로서 예산을 초과한 매니저를 어떻게 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해고할 것”이라고도 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본부의 대규모 보수 공사 현장에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억 달러(3조4500억 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문제 삼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노골적인 시위성 방문에 “안전모까지 쓰고 연준을 찾은 첫 현직 대통령”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백악관은 이날 오후 4시경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본부 방문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했다. 흰색 안전모를 쓴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대동하고 공사 현장을 둘러봤다. 양복 안주머니에서 준비한 종이를 꺼내 공사비용이 기존에 알려진 25억 달러가 아닌 31억 달러라고 주장했다. 굳은 표정으로 서 있던 파월 의장은 거세게 고개를 저으며 반박했다. 서류를 살펴본 뒤 “2021년 완공된 부속 건물의 공사비를 포함한 수치”라며 25억 달러가 맞다고 정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어떤 말을 하면 비판을 멈추겠냐’는 질문에 옆에 서 있던 파월 의장의 등을 치며 “바라는 건 금리 인하뿐이다. 더 뭐가 있겠냐”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연준 보수 공사는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착수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공사비는 당초 19억 달러로 예상됐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자재비 상승 등의 여파로 급증했다. 공사는 2027년 끝날 예정이다.

현직 대통령의 연준 방문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본부 방문한 역대 네번째 대통령이 됐다. 앞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2006년)과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1975년)은 연준 의장 취임식에 참석했다. 연준을 방문한 첫 대통령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으로 현재 보수 공사 중인 연준 본부 건물 ‘에클스 빌딩’의 완공식에 1937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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