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제 중 6문제 맞히는 현행 제도 “너무 쉬워”
전문직 비자 ‘H-1B’도 개편 예고…‘고임금 노동자’ 우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광비자를 비롯한 비(非)이민비자 신청자를 상대로 돈을 더 내면 비자 인터뷰 순서를 앞당길 수 있는 급행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1천 달러(약 136만 원)를 내면 비자 인터뷰를 더 빨리 잡아주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 미국 비자를 발급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 지어 서 있다. 2025.6.5/뉴스1
강경 이민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시민권 취득과 전문직 노동자에 대한 비자 개편을 시사했다.
조셉 에들로 미국 이민국(USCIS) 신임 국장은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USCIS의 향후 운영 방침을 설명하면서 미국 시민권 취득 시험이 너무 쉽다며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들로 국장은 “현재 (미국 시민권 취득) 시험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답을 외우는 것도 매우 쉽다”며 “법의 취지에 제대로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시민권 시험은 이민자들이 100개의 문제를 공부하고 그중 출제된 10문제 중 6문제를 맞히면 통과할 수 있다.
에들로 국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실시했던 20문제 중 12문제를 맞히는 방식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에들로 국장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H-1B 비자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H-1B 비자는 다른 이민제도와 함께 미국 경제와 기업, 노동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노동자에게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하려는 기업을 우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H-1B 비자는 IT, 엔지니어, 의료 등 전문직 취업 비자로 최대 6년 동안 유효하며 비자 취득 후 3년 연장할 수 있다.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매년 8만 5000개의 비자가 추첨을 통해 발급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H-1B 비자를 발급 받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낮은 임금으로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뺏어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화당 내에서도 이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JD 밴스 부통령은 이번 주 자사 직원을 해고한 뒤 외국인을 고용하는 기업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도 H-1B 비자 발급 시 고임금 수령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잘못된 방향이라며 실시되지 않았다.
다만 에들로 국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복지 혜택을 받은 기록이 있는 이민자의 경우엔 영주권을 받기 어렵도록 한 정책은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에들로 국장은 “이민은 분명 순 긍정적 효과를 가져와야 한다”며 “특히 특정 경제 목표를 달성하고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주해 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확실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